안녕하세요. 전에 정보공유차원에서 스펜더 SP-1에 관한 글을 올렸었는데, 1년남짓더 사용하면서 몇가지 더 물려본 앰프들이 있어서 글내용 수정합니다.
영국 오디오 시작해보려는 타이밍에 상태가 좋아서 덥석 샀는데, 중역만 툭 튀어나온듯한 느낌이 강해서 다시 팔려고 했으나 매매도 잘 안돼서 계속 들은게 1년이 지났네요. 요즘 네임가격에 잔뜩 거품이 끼어있는걸 보면서 영국제에 대한 환상을 가지신 분이 많다고 느꼈는데요. 안해보신 초보분들 계실까봐 참고로 말씀드리면.. 클래식을 주로 듣는 분이 아니면 싸고 좋은오디오 너무 많으니까 환상을 깨셔도 좋을듯합니다. 역설적으로 클래식, 특히 소편성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한번 접근해보셔도 좋을것 같네요. 로하스계열은 보스나 JBL처럼 저음이 시원하게 나오는 스피커가아니고, 단지 현소리나 피아노같은 중역을 즐기기 위한 용도입니다. 앰프 아무리 힘좋은거 물려도 저음 안나와 줍니다.. 제 경험상 말씀드리면, 실수를 줄이기 위해, 스펜더는 무조건 영국제 앰프에 물려야 합니다! TR이라면 말할것도 없고 진공관이라면 빈티지중 영국제 이외에 가끔 어울리는 놈이 있으나 바꿈질 적게 하실려면 영국제 사서 물리시는게 확실합니다.
하나씩 보여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소스는 제가 가난한 관계로 creek, 오디오알케미구형, 보스CDP, 파이오니어DVD플레이어, PC를 위한 린데만 DDC를 사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진에 나오는 아큐페이즈인티 305
저거 말고 한놈더 써봤는데 스펜더는 아큐랑 안맞습니다. 절대~네버! 중역유닛 튀어나올것 같은 소리납니다. 305랑405는 아큐인티중 제가제일 좋아하는 모델인데요. 우선 전원부가 워낙 잘만들어져서 배경도 정숙하고 2옴까지 물릴 수 있습니다. 포노단이 좋아서 이것만으로도 앰프 중고가 뽑을 수 있습니다. 요즘 아큐는 점점 소리가 투명한 쪽으로 만들어져 음장감도 좋고 하이엔드느낌은 나는데요, 대신 질감과 힘이 떨어져서 오히려 리듬감이 적더군요. 힘이 필요없으니 전원부도 예전보다 부실한 느낌입니다. 아큐는 영국제를 제외한 JBL, 야마하, 모니터 계열의 스피커와 잘 맞았습니다.
최고 궁합은 웨스트레이크 였습니다.
2.사이러스 구형 프리파워+PSX
흔히들 로하스와 궁합이좋다고 정평이난 놈이죠.
근데 이상하게도 저와는 안맞더군요. 참 어중간한 소리입니다. 좋다고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기존 영국제와 달리 중역에 치우친 소리는 아니라 클래식뿐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커버할 수 있기는 하나, 이게.. 어중간해서 사이러스1,2와 비교시 질감은 좀더 있고 약간 기름기가 있는 소리인데 중역이 약해진 대신 해상도도 많이 떨어집니다. 전체적인 힘은 좋으나 사이러스 구형 특유의 중역이 쫙 뻗어주는 맛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개성없는 소리입니다. 이매칭은 CDP에 신경을 쓰셔야하는데요, 크릭같은 섬세한 영국제보다는 알케미 같은 두툼하고 진한 미국제가 훨씬 잘어울립니다. 저음이 스펜더 답지않게 뚝 떨어집니다. 잠시 썼던 사이러스 스피커에 어울린다는 분도 계신데, 저는 비추이나 팬층이 워낙 두터워서 화살맞을지도..
3.creek 6060
이 앰프는 개인적으로 참 좋게 들었는데요. 스피커 대충물려도 자기소리를 들려줍니다.저음이 참좋고 황준씨가 책에 적었듯이 뚝떨어지는 저음은 아니나 기분좋은 통통거림이 좋습니다. 스피커와 비교하면 보스 301같은 느낌입니다. 보스와같이 중저음은 시원하나 고음은 답답하고 해상도, 포커싱도 별로입니다. 오래들어도 편안하고 무난한 소리 입니다. 그래서 클래식과는 맞지않고 JBL같은 스피커에 물리면 팝,락,재즈 무난하게 들으실수 있습니다. 스펜더와는 그럭저럭 이고 저음이 좀 많이 나와서 스펜더 답지 않게 락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대신 스펜더스러움은 잃어버리게 만드는 소리입니다. 참고로 이앰프와 베스트 매칭은 AR18이었습니다. 4312,4412 다물려봤는데 AR18이 작은방에서 들으신다면 더 좋습니다.
4. 뮤피 A1-X
메뉴얼도있는 정식수입품 깨끗한게 있길래 이것도 덥석 물었습니다.ㅎ
나중에 알았는데 이매칭은 선재를 많이 가립니다. 소리는 무난합니다. 별 욕심없이 들으신다면 만족하실수 있습니다. 해상도도 좋고 중고역도 잘나와주고. 저음이 좀 약하고 치찰음이 약간 거슬리지만 인터선을 두꺼운 은단선으로된 실딩선으로 연결하니 치찰음도 많이줄고 음에 박력이 생깁니다. 스피커선은 주석도금선이 제일 좋았습니다.
참고로 모던쇼트 MS-10i나 야마하 NS-10M 가지신분들은 이 앰프 꼭 사서 물려보세요.
아래의 A100보다 작은 북쉘프는 A1이 더 예쁘게 울려줍니다.
5. 뮤피 A100-X
얼마전 장터에 박스에서 꺼낸 새것같다고 45만원에나온 그놈!입니다. 제가 샀습니다.ㅎ A1보다는 풍성하고 전체적으로 밀도있는 소리입니다. 출력이 2배인 느낌이 납니다. A1이 더좋다고 평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전문적으로 소리를 평가한다면 납득이됩니다만 귀는 100쪽이 더좋다고 하네요. A1의 단점인 거친맛도 적고 스피커 장악력도 좋습니다. 팬소리가 거슬릴줄 알았는데 상태가 좋아서그런지 거의 소리는 없네요.
80점 이상은 주고싶네요. 잘 어울립니다. 이상하게도 북쉘프와는 어울리지않고 거친소리가 납니다. 매칭은 참 재밌죠?
6. CR 디벨롭먼트 romulus
황준씨가 아주 칭찬한 영국제 진공관입니다. 스펜더와도 베스트매칭이라고 했죠. 메뉴얼있는 정식수입품에 기스도 별로 없고 외모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또한 덥석 물었습니다.ㅎ 전원부도 좋고 안을보면 주요 배선도 모두 실딩선에 정말 신경써서 만들었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트로이달트랜스 큰거 3개 달려있습니다. 한무게 합니다. 기대가 커서그런지 소리는 좀 실망했습니다. 좋게말하면 절제된 소리이고 나쁘게 말하면 소리가 진공관답지않고 TR스럽습니다. 중고역이 좀 무디고 해상도도 보통입니다. 아래에 적을 사이러스2+PSX 와 비슷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대신 힘이 장사이고 꽉찬 소리를 들려줍니다. 편안하게 장시간 듣기는 좋은데 SP-1과는 베스트매칭이라기보다는 굿매칭 정도로 하고싶네요. 작은 북쉘프도 기분좋게 울려줍니다. 황준씨가 추천한 보스301-3에도 물려봤는데 무난합니다. 보스는 이보다 출력이 큰놈에 물려야 합니다. 제가가진 앰프중 야마하 AV앰프가 가장 좋았습니다.
7. 라파예트 진공관 인티
정말 뒷걸음 치다가 소잡은 득템입니다. 정통 방식으로 만든 진공관 빈티지 앰프입니다. EL86출력관 4개에 ch당 35W입니다. 아는 수리점에서 상태보고 감탄하셨습니다. 내부가 새것같이 상태가 좋고 생각보다 싸서 그냥 생각없이 집었는데 이 소리의 투명함이란.. 제가 진공관을 잘 몰라서 자세히 설명드릴수는 없으나 스펜더에서 저음 기대안하면 더 이상 바랄것없는 소리네요. 셀레스쳔 중역 유닛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보컬의 현장감도 느껴지고 스펜더에서 찾아볼수없는 포커싱도 얼추 잡아줍니다. 저역이 아쉬운 관계로 80점정도 주고싶네요. 참고로 로뮬러스보다 보스301을 더 예쁘게 울려줍니다. 보스301으로도 클래식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8. 사이러스2(+PSX)
제가 뽑은 SP-1의 베스트 매칭입니다. 스피커의 장악력이 가장 뛰어납니다. 흔히 스피커를 가지고 논다고 하죠. 위의 어떤 앰프보다도 이런느낌을 강하게 풍깁니다. 꽤 올라운드적인 성향을 가진 매칭이고 radiohead곡을 이보다 리얼하고 기분좋게 들려줄수있는 매칭이 존재할까요. radiohead의 in rainbows앨범듣고 울뻔했습니다. 클래식도 좋고, 재즈도 좋고 어느한쪽에 치우치지않은 SP-1의 매력을 최대한 뽑아줍니다. 배경도 전원이 켜졌는지 모르게 정숙하고 SN비도 뛰어나서 노이즈도 거의없고 다이나믹스도 절묘합니다. 어떻게 이런옛날에 이사이즈로 이런앰프를 만들었을까 감탄했습니다. PSX뜯어보니 역시 내부 트로이달도 건실하고, 외모보다는 내부를 신경쓴 흔적이 보이더군요. 트랜스 2차측 전원선도 뮤피와는 다르게 굵직한 단심선이고.. 얼마전 딴분 사이러스1,2,PSX 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저랑 트랜스가 다르더군요. 같은 3차버전인데(사이러스2버전 3가지 있습니다)도 트랜스가 다르더군요. 천으로된것도 있고, 비닐도 있고, 심지어 1은 그리폰 트랜스 들어있는 놈도 있더군요. 실험정신이 강해서 이것저것 해본거 같다는데. 참고로 같은 3차버전에서도 검은색보다 회색케이스 버전이 소리가 좋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PSX에 관해서는 오해가 많은듯한데, 꼭 붙인게 소리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듯합니다. 밀도감과 장악력은 증가되는데 소리의 투명함은 많이 줄어듭니다. 대신 힘이붙고 사이러스 구형 특유의 중역이 뻗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소리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소리가 달라집니다. 이건 완전 취향문제입니다. 그리고 단독으로 쓰면 열이 좀나는데 PSX붙이면 열이 거의 안납니다. 포노단은 좋다고 소문이 좀 난거같은데 전 반대입니다. 그냥 아큐페이즈 포노단 한번 써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특히 MC)
네임과 쿼드가 빠졌는데요. 쿼드 33은 꼭한번 써보고 싶었으나 깨끗한놈 구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네임은 거품이 심하고 껐다킬때 퍽 소리나는게 거슬려서 별로 안좋아합니다. 네임분리형에 하베스 좀 들어봤는데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잡설을 좀 늘어놓을까하는데요. 몇가지 정보를 알려드리면.
여러분 혹시 PC-fi한다고 PC에 y케이블로 앰프직결하거나 루비같은 저가형 DAC에 물렸더니 앰프 릴레이 고장나서 스피커 한쪽이 들리지 않는 현상 경험한적 없으세요? 제가 경험상 안건데요. PC케이스 외부에 흐르는 미세한 정전기 성분이 케이블 외부 실드부분(그라운드) 타고가서 앰프릴레이를 손상시키는거 같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PC-DAC-앰프사이를 광케이블로 연결하시거나 린데만,스텔로u3 같이(galvanic isolation이라고 적혀있음) GND가 분리된 DDC를 통해서 연결하시면 이런 현상이 완전히 없어집니다. 소리도 물론 확!더 좋아집니다.
그리고 저같이 가난한 입문자분들을 위해서 적은돈으로 작은방에서 들을 수 있는 매칭을 몇가지 적어봅니다.
1.creek6060+AR18 : AR18로 피아노도 들을만하다는걸 느끼게해줌. 보컬도 좋고 음장감 있음.
그림과 같이 아마대한민국에서 가장깨끗한 AR18장터에 내놓았는데요. 사가신분이 얼마후 가격을 올려서 팔더니 가격이 막뛰더군요. 씁쓸합니다. 왠지 요즘 장터분위기가 좀 그렇네요. 제가 입문할때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팔기위해 사시는 분들도 있는거 같고..
또 잡설이지만 오디오수리점에서 어떤 아저씨가 정말 줘도 안가져 갈것같은 고물 산수이들고 왔길래 얼마줬냐니까 15만원줬답니다. 이런 ㅆㅂ. 옛날분들은 산수이 마란츠 JBL이 제일 좋은줄 압니다.ㅎ
수리점 사장님도 이건 고치는 거보다 새로사는게 싸다고 하셔서 그분이 왠지 안스러워보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마대한민국에서 제일깨끗한 JBL이 있다고 그림과 같은 L15를 25만원에 드리겠다니까 20만으로 깍자더군요. 그래서 어째어째 22만원에 드렸습니다. 요즘 그냥그런 L15가 비싸게 팔리는걸 보고 그냥 잡설떨었습니다.
참고로 비슷한가격대에서 L56이나 L96가 훨씬 소리 좋으니까 참고하세요.아~산수이2000x와 L56으로 재즈듣고 싶어지네요.쩝. L15는 JBL스러움이 전혀없는 스피컵니다. 이거 듣고 JBL 이해했다고 하시면 큰일납니다.
2.A1-X+모던쇼트MS-10i: 최저가로 영국제의 모든 장점을 느낄수있다. 이걸 들어보고 아 나는 영국제가 맞구나 하고 입문해도 늦지않다.
3.오디오알케미 DAC는 2.0 3.0보다 1.0이 훨씬 좋다.
4.보스301-3+야마하AV앰프: 락메니아에게는 최고의 조합. 야마하AV앰프는 중고가도 많이 싸다. 구형 3200모델과의 조합에서 린킨파크를 듣는다면 누구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5.온쿄리버풀500+데논 100와트이상 AV앰프: 이것도 우연히 물리다 알게된 대박조합. 무대가 뒤로 빠진다는걸 느끼게 해주는 최저가 조합
6. 가격이 확 뛴다. 그러나 소리는 쥑인다.
아큐인티+웨스트레이크 6.75
6.75는 제가 들어본 최고의 북쉘프입니다. 정말..모든걸 갖추고도 어떤것도 강조하지 않습니다. 나야말로 진정한 중립이요, 진정한 모니터스피커다..라고 말하는것 같습니다. NS-10같이 드라이하지는 않으나 해상도도 높고,포커싱도 좋고, 영국제같이 기름기가 쏙빠져있지는 않으나 현소리도 아름답게 재생해주고, 무엇보다 질감이 뛰어나고, 크기를 넘어서는 저역과 음장감이 있고, 착색이 없으나 심심하지 않고. 단점을 찾기 힘드네요. 이건 그냥 추천드리고 싶네요. 전 효도삼아 이 조합. 아버지 드렸습니다.
사실 영국제 다 처분하고 이거 뺏어오고 싶습니다..
주절주절 잡설이 길었네요. 도움이 될까해서 적어봤는데.. 역시 전 문과가지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이만하고 와이프랑 나는꼼수다 들으러 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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