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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우연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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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31 01:3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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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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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우연히,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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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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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벼룩 장터에 시계를 내놯다가,
사고 싶다는 어느 분의 전화를 받았었는데,
말씀 나누다 보니 대단히 낯익은 목소리더라구요.
알고 보니, 예전에 몇 차례 장터에서 거래하며,
도움을 많이 받은 분이더군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일요일 저녁에 찾아뵈었습니다.
요즘은 어떤 기기를 들으시는지 한 수 배울 겸 해서요.
그저께 이 게시판에 문의드렸던 산스이 G9000DB 리시버를
JBL L150에 물려 들으시더군요.
제가 예전부터 산스이의 청명하고 윤곽이 또렷한 소리를 좋아했는데,
리시버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거든요.
주로 듣는 장르가 클래식 대편성을 호쾌하게 울리는 쪽이라,
리시버 정도로는 부족하지 않느냐, 어찌 되었건 든든한 인티나 분리형은 되어야지,
그런 생각을 품었었는데,
JBL L150을 제압하는 것이, 볼륨을 8시까지 올리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비록 그분 댁에서 팝 장르만 들었었지만,
탄력있고 압도적인, 또한 윤기까지 흐르는 중저음과,
산스이 특유의 또렷이 쭉 뽑아주는 고음이,
전혀 나무랄 데가 없는, 웬만한 분리형을 눈 아래 굽어볼 만한 소리였습니다.
이건, 분명히 클래식도, 제가 원하는 소리를 울려줄 거라는 확신이 서더군요.
뜻하지 않게 우연히 만난 기기인데,
결국, 바꿈질을 하게 만들더군요.
저 또한 좋은 소리를 추구는 합니다만,
오디오 기기에는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었거든요.
'어느 정도' 중급의 실력기만 갖추고 그걸로 열심히 음악 감상을 하자,
이런 식이었는데,
그 댁에서 그놈의 소리를 듣고, 이번 주 내내 머리 속에서 그 소리가 떠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전화를 드리고, 밤길에 서대문에서 상일동 근처까지 달려갔죠.
장터에 시계를 내놓은 것은, 갑자기 돈이 필요해서, 이것저것 내놓던 차였는데,
시계 때문에 다시 만나뵙고는, 시계 팔아 돈 만드는 건 고사하고,
그분을 졸라 시계 값은 공제하고 방금 리시버를 빼앗다시피 가져왔습니다.
급전은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연구 좀 해봐야겠습니다.
이 정도 소리인데도, 옛날 일제 리시버라는 이유로,
값이 이렇게 저렴하니, 당장 현금이 필요한 제 처지도 잊게 되더라구요.
제 거처가 5층인데, 옛날 건물이라 엘리베이터가 없어,
도대체 몇 kg인지도 짐작이 되지 않는 거대한 돌덩어리를 들고 올라온다고,
고생을 했답니다.
좋은 기기 넘겨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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