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서 DMB로, 또 집에와서 티비 앞에 앉아 5차전을 지켜봤습니다.
위기의 순간, 실점 순간, 그리고 이어진 찬스, 그리고 탄식.
수비방해 논란때 김성근 감독의 흥분하신 모습 보고 오늘 경기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아니, 승패를 떠나 또 온라인 각종 게시판에 무슨 글들이 떠돌지 눈에 선하더군요.
차라리 그냥 인정하시지, 오늘 경기 못 이겨도 좋으니 욕만 드시지 말긴 바랬건만..
티비를 끄고 심호흡을 한 후 제일 먼저 이곳 게시판에 들어왔고, 또 관련글들을 읽었습니다.
승자의 기쁨도, 패자의 안타까움도 아닌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편견만 가득하네요.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10년을 가까이 알고 지낸 그 공간이 맞는가 처음으로 고민합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꽂히는걸 참으며 그 댓글들을 하나씩 갈무리 합니다.
어떻게든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키려 해도 방법이 없음을,
그리고 무슨 말을 들어도 그냥 참는 방법 뿐이 없다는 것을 오늘에야 새삼 깨달았습니다.
장문의 글을 올리고, 어떻게든 자세하게 설명드리려 댓글들을 달아도 돌아오는 답은 몇 줄 비아냥 댓글뿐.
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겠지요.
마침 좋은 기회를 잡아 이제 막 직장인의 대열에 다시 합류했습니다..^^;
또, 주변 여러 정황상 참 좋은 때이기도 하구요.
김주섭님께서 자주 말씀하신 '그깟 공놀이' 때문에 이러는게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만,
반대로 '그깟 공놀이' 때문에 제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오래 머물었던 이곳에서
누군가에게 더 상처받고, 누군가를 더 미워하기 전에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KIA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끝까지 좋은 경기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