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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버린 선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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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2 11:50: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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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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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버린 선운사.....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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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가입일자 : 2004-08-26]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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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가보면 좋을 사찰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신 글을 보니 지난 주말 선운사 가서 분노하고 왔던 일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사실, 제가 좋아하던 사찰 중에 하나였는지라.. 그 망가진 모습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더랐습니다.
선운사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던 건 세가지였습니다.
추사의 글이 남아있는 백파 선사비.
도솔암 마애불.
그 도솔암 가는 길에 정말 귀엽고도 앙증맞게 길을 지키고 있던 민불.
(동백꽃은 피어 있을때 가본 적이 없는지라...^^)
모두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자세히 나온 것들이었고...
그만큼 실제 봤을 때도 감동적이었고..
그런데 그 중 두개나 망가져 있더군요.-+
입구에 들어가 보니 백파선사비가 있는 부도밭 앞에 정비공사중이더군요.
인부들 기기들 왔다갔다 복잡하고 해서 나중에 도솔암 올라갔다 와서 자세히
보기로 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때 들렀음 초장부터 실망했을 뻔..
선운사 경내를 돌아보고 도솔암으로 가는 산길로 올라가면서 그 사랑스런 민불을
다시금 볼 생각에 설레였지만, 그게 완전히 실망으로 바뀐건 잠시였습니다.
뒷모습은 그대로 서 있는줄 알았는데, 돌아선 순간...
소박하고 앙증맞은 민불은 어디가고, 그라인더로 미끈하게 갈아댄 왠 느끼한
불상만 하나 있더군요.
차마 너무 화가 나고 황당해서 사진 남겨올 생각도 못했는데 마침 두개를 담아놓은
사이트가 있어서 링크합니다.
http://mshee.com/zeroboard/zboard.php?id=freeboard005&no=1044
저 두개가 얼마나 비교가 되는지..-+
(첨에 봤을 땐 아예 원래 있던 민불을 깎아내고 그 바위에 세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더 분노했죠)
물론 문화재로 지정된 건 아니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것만 가치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것일 수록 더 아껴야 하는게 아닌가....
사실 금당 안에 번쩍 번쩍 금으로 떡칠한 불상들을 무척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런 미적 가치 없이 단순히 돈질로만 보여서...
도솔암 올라가는 동안 마음이 가라앉지가 않더구요.
도데체 그 민불을 없애버리고 왜 그런 아무런 미적 가치 없는 그라인더로 그냥 갈아댄
몰지각한 것을 가져다 놓을 생각을 했는지...
도솔암에 가서 마애불을 올려다보고 다시 내려오는 길에 못 들렀던 부도밭에 들렀습니다. 차라리 가지 말았어야 할 것을.. 하고 후회되더군요.
백파선사비 앞으로 가다보니 못보던 입간판이 있더군요. 문화재 안내판인가 해서 봤더니 써 있기를..
'백파선사비는 훼손의 우려가 있어 박물관으로 옮겼는데 어디갔냐는 문의가 많아 여기엔 복제품을 세워 놨슴다.'
결국.. 짝퉁을 보려고 그 진탕을 헤치고 간 꼴이 되었네요.
너무 허탈하고 우스워서 짝퉁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냥 돌아섰습니다.
(게다가 공사한다고 왠 고무줄을 칭칭 감아놨더군요-+)
근처에 만들어놨다는 박물관도 허탈해서 어딘지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돌아섰습니다만..
나중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박물관 안 간게 천만 다행이었더군요.
http://www.slrclub.com/bbs/vx2.php?id=user_essay&no=8531&nsk=1.1256170673.5e06cfde1d8fb647c9929d1b2684b2ef
백파선사비도 박제해놓고 갔다 놓은걸로 모자라 나를 정말 분노케했던
그 민불이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그 박물관 마당에 떡하니 박제되 놓여 있답니다.
어느 절마다 있는 기와에 낙서하고 돈 받는 꼴만 해도 참기 어려운데
그 돈 받아다가 한다는 짓이 산에다 도로 깔고...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 옆에 매연과 먼지 뿌리며 지나가고....
그마저도 모자라서 문화재를 박제하는데 쓰고 있는 꼴은.. 정말 구역질이 나더군요.
저 망가진 풍경을 어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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