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파트 위층에 어떤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그 집 아저씨를 가끔 만납니다.
한가인 혹은 김태희처럼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저는
그 아저씨를 만나면 그냥 인사치레로 인사합니다.
어느 날 참고서 안은 제 모습을 보시더니 뭐라 하시더군요.
고생한다고요...
"예~~~"
억지웃음을 지으며 건성으로 대답했죠.
그런데 왜 그런지 아저씨는 저를 보시며 빙그레 웃으시는 겁니다.
오늘도 엘리베이터에서 그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수시 모집으로 카이스트에 붙어 기분이 좋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시는지 제 근황(?)을 물으시더군요.
얼른 말씀드렸습니다.
무쟈게(?) 놀라시더군요.
축하한다는 말씀과 함께 갑자기 의대는 어떠냐고 하시면서요.
조금 귀찮지만 그냥 대답 해드렸습니다.
더 질문을 하시지 못하게
단호한 목소리로 의대는 제 길이 아니고 제 목표는 오직 카이스트였다고요.
여전히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또 빙그레 웃으시더군요.
이상했습니다.
혹시 아주 혹시라도 아저씨가 그 집에 대학생 아들이 있던데 저와 만나 보라고 하실까 두렵습니다.
저는 오직 제 소신대로 우리나라 선진 과학의 미래를 위해
공부에 전념할 것이거든요.
남자는 저에게 사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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