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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귀거래사 올립니다. 지금이나 1500년전이나....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10-10 15:23:32
추천수 0
조회수   1,199

제목

도연명의 귀거래사 올립니다. 지금이나 1500년전이나....

글쓴이

최경찬 [가입일자 : 2002-07-03]
내용
歸去來辭

- 陶淵明 -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귀거래혜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돌아가야지

논밭이 묵어 가는데 내 어찌 아니 돌아갈 수 있으랴

이제껏 마음은 몸의 부림을 받았으니

어찌 홀로 근심하며 슬퍼하고 있는가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오이왕지불간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基未遠 覺今是而昨非 (실미도기미원 각금시이작비)







지난날은 뉘우쳐봐야 바뀔게 없고

이제 앞으로나 그르치는 일 없으리

길은 어긋났지만 그리 멀어진 것은 아니니

이제부터는 옳고 어제까지는 글렀음을 알겠노라.





舟搖搖以輕 風飄飄而吹衣 (주요요이경 풍표표이취의)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문정부이전로 한신광지희미)







조각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일렁이고

바람은 훨훨 불어 옷깃을 날리누나

지나는 이에게 앞길을 묻노니

어스름한 새벽빛이 안타깝구나.





乃瞻衡宇 載欣在奔 (내첨형우 재흔재분)

童僕歡迎 稚子候門 (동복환영 치자후문)







저만치 집어름 처마가 보여

기쁜 마음으로 뛰듯이 간다

종들은 나와 반겨 맞이하고

어린 아들 문에 나와 섰네





三徑就荒 松菊猶存 (삼경취황 송국유존)



携幼入室 有酒盈樽 (휴유입실 유주영준)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인호상이자작 면정가이이안)







삼경엔 잡초가 우거졌어도

솔이며 국화는 아직도 그대로다

어린것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서니

동이 가득 술이 차 있네

스스로 잔을 들어 마시며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는 얼굴엔 기쁨이 가득 차누나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의남창이기오 심용슬지이안)







남쪽 창에 멋대로 기대 앉았으니

비록 방은 작지만 편키만 하다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원일섭이성취 문수설이상관)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游觀 (책부노이류게 시교수이유관)







뜰은 날마다 거닐어도 언제나 정취가 있고

문은 달았으되 닫힌 채 그대로다

지팡이 짚고 다니다 마음대로 기대 쉬고

때로는 고개 들어 즐거이 둘러도 본다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운무심이출수 조권비이지환)

景峠峠以將入 撫孤松而盤桓 (경상상이장입 무고송이반환)







구름은 산골짝을 돌아 나오고

날다 지친 새는 돌아올 줄 아는구나

햇볕은 어스름에 가리어 서서히 기우는데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홀로 서성이네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귀거래혜 청식교이절유)

世與我而相遺 復駕言兮焉求 (세여아이상유 복가언혜언구)







돌아가야지

사귐도 어울림도 이제 모두 끊으리라

세상과 나는 어긋나기만 하니

다시 수레에 오른들 얻을게 무엇이랴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열친척지정화 낙금서이소우)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于西疇 (농인고여이춘급 장유사우서주)







이웃과 나누는 정담에 기쁘고

비파를 타고 글을 읽어 근심을 삭이리

농부들 나에게 봄이 옴을 알리면

장차 나아가 서쪽 밭을 일구어야지





或命巾車 惑棹孤舟 (혹명건차 혹도고주)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기요조이심학 역기구이경구)







때로는 천 덮은 수레를 몰고

때로는 외로운 조각배를 저어

구불구불 깊은 골짝을 찾아가고

오르락 내리락 언덕길을 지난다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목흔흔이향영 천연연이시류)

善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선만물지득시 감오생지행휴)







물오른 나무들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샘물은 퐁퐁 솟아 넘쳐 흐른다

만물은 때를 맞아 즐거운데

삶은 갈수록 저물어 가누나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이의호 우형우내복기시)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갈불위심임거류 호위호황황욕하지)





아서라

이내몸 세상에 얼마나 머물 수 있으랴

가고 머물음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닐진대

무얼 위해 어디로 그리 서둘러 가려는가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부귀비오원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 (회양진이고왕 혹식장이운)







부귀영화도 내 바라던 바 아니고

신선의 세계(경지) 역시 기대할 수 없는 것

좋은 시절 바라며 홀로 나서서

지팡이 기대두고 김 매고 북돋운다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등동고이서소 임청류이부시)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요승화이귀진 낙부천명복해의)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 불고

맑은 시내에 앉아 시를 짓는다

사는 동안 이렇게 자연을 따르다

마침내 돌아가면 되는 것,

천명을 즐겼으면 그만이지

다시 무엇이 미심쩍으리







도연명이 41세에 알량한 현령자리를 내던지고 고향에 내려오며 지은 귀거래사입니다.

아마 많이들 보셨으리라 봅니다.



“쌀 다섯 말에 소인배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라는 그의 말에서 볼 때

예나 지금이나 세상사 드럽고 치사한건 여전한 것이죠.



특히 마지막 구절



사는 동안 이렇게 자연을 따르다

마침내 돌아가면 되는 것,

천명을 즐겼으면 그만이지

다시 무엇이 미심쩍으리



참 절절합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정하엽 2009-10-10 15:25:48
답글

" 길은 어긋났지만 그리 멀어진 것은 아니니 <br />
이제부터는 옳고 어제까지는 글렀음을 알겠노라. "<br />
<br />
제가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kipumege@empal.com 2009-10-10 16:30:33
답글

도연명의 귀거래사는 동양권문학은 물론이고 멀리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에게까지도 1400년이라는 <br />
시간적인 거리를 넘어 깊은 영감을 주었는데 "이니스프리의 호도"라는 아일랜드판 귀거래사도 이렇게 <br />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이죠 <br />
<br />

kipumege@empal.com 2009-10-10 16:32:16
답글

<br />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The Lake Isle of Innisfree) <br />
<br />
<br />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br />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br />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br />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br />
<br />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br />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최경찬 2009-10-10 18:41:29
답글

흥섭님께서 올려주신 에이츠의 시에서도<br />
역시 시공간을 넘나드는 절대공감의 인간사를 다시 확인합니다.

이준희 2009-10-10 20:36:30
답글

잘 봤습니다

정하엽 2009-10-10 15:25:48
답글

" 길은 어긋났지만 그리 멀어진 것은 아니니 <br />
이제부터는 옳고 어제까지는 글렀음을 알겠노라. "<br />
<br />
제가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kipumege@empal.com 2009-10-10 16:30:33
답글

도연명의 귀거래사는 동양권문학은 물론이고 멀리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에게까지도 1400년이라는 <br />
시간적인 거리를 넘어 깊은 영감을 주었는데 "이니스프리의 호도"라는 아일랜드판 귀거래사도 이렇게 <br />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이죠 <br />
<br />

kipumege@empal.com 2009-10-10 16:32:16
답글

<br />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The Lake Isle of Innisfree) <br />
<br />
<br />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br />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br />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br />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br />
<br />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br />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최경찬 2009-10-10 18:41:29
답글

흥섭님께서 올려주신 에이츠의 시에서도<br />
역시 시공간을 넘나드는 절대공감의 인간사를 다시 확인합니다.

이준희 2009-10-10 20:36:30
답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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