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질 하면서도 메뚝질은 몇번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택배거래로 주고받고 하거나 신품을 지른게 전부인지라..

맨 처음에 시스템 꾸밀 때..

4312A스피커를 저기 안양까지 차 몰고가서 메뚝하고..

오징어집에서 사망한 말한츠 19 CDP를 대구까지 가서 메뚝하고..

지열님이 공제하신 풍악 앰프 받으러 건대랑 인천까지 간게 전부죠..



그러다가 어제..

간만에 메뚝질을 하러 이천까지 갔다 왔습니다..

후배 녀석이 이제는 안쓰는 와인셀러 있다고 해서..

와이프랑 이천쌀밥 먹는 김에 겸사겸사 갔죠..



아.. 그런데;;;

와인셀러도 냉장고인지라;; 차에 자연스레 들어갈 줄 알았더니..

30분만에 겨우겨우 뒤집어서 뒷좌석에 집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와인셀러 중에서는 꼴랑 25병 들어가는 제일 싼 라인의 하이어 제품인데..

트렁크에는 절대 안들어가지더군요;;



집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관리 아저씨 불러서 어떻게 엘리베이터까지는 운반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집안까지는 정말 셀러 문 열고 손을 집어넣어서..

번쩍 들고 운반했다는;; 허리 맛 가는 줄 알았습니다..

무게를 보니 꼴랑 38킬로밖에 안 하는데;; 각이 안나와서 고생을 좀 했네요;;



후배녀석에게 이거 가져오는 김에 그냥 보르도 크뤼와인 한병 주까? 이랬더니..

안쓰는 스피커 있으면 그거나 하나 주세요 하길래..

지난 번에 사장님께서 하사하신 클럭스2 스피커를 후배에게 주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만을 따지면 와인셀러가 훨씬 더 비싼데..

왜 이리도 아까운 느낌이 드는건지;;

그동안 컴퓨터에서 음악 잘 뽑아줬는데 말이죠;;

가끔은 침실에서 쓰는 자비안의 미아2보다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암튼 와인셀러를 세팅하고 그동안 자리 못잡고 있던 와인을 넣었습니다..

어렵게 구한 Domaine Serene Grace 2006을 필두로.. (이넘 블라인드테스트에서 DRC를 꺾은 넘입니다)

신혼여행가서 구입한 샹볼뮤지니 1er cru, 그것도 Vogue 꺼.. 1999년산..

그리고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인 샤토 라그랑쥬, 샤토 라스꽁브, 뒤포르 비방의 2005년도 빈티지를 셀러에 집어넣고 나니.. 괜시리 맘이 뿌듯해지더군요.. ㅎㅎㅎ

어차피 요 세 보르도와인은 장기보관용인지라.. 최소 2015년까지는 기다려야 할듯;;



아참.. 그리고.. 코스트코에 가서 25,000원 정도 주고 산 커클랜드 나파밸리..

이놈 물건이더군요.. 메를로가 70% 넘고 까쑈가 20% 정도인데..

거의 로버트 몬다비 멜롯 나파밸리와 비슷한 맛을 보여주더라는..

뒷 라벨에 Cast iii 라는 표시가 있는데 나파밸리에서 cast라는 표현을 쓰는 곳은 코폴라 감독이 만드는 루비콘이나 스태그스 립 정도라고 하네요.. 거기서 남은 포도나 와인을 섞은게 아닐까하는 괜한 기대를 가지게 한다는..



오디오로 보자면 이제 콤포넌트에서 벗어나 입문기에 들어선 기분입니다..

솔직히 오디오보다 돈이 좀 더 드네요;;

오늘도 어떤 카페보니 한 분이 샤토 페트뤼스 88년, 샤토 안젤리스 90년, 샤토 디켐 80년, 샤토 라플레르 93년, 샤토 슈발블랑 2001년, 돔 페리뇽 2000년 이런 와인을 한꺼번에 시음기 올리셨더군요..

위에 언급한 와인만 다 사도 아마 왠만한 중급기 스피커 하나 살 수 있을텐데요;;

샤토 페트뤼스 88년산만 해도 거의 300~400만원은 할텐데;; 게다가 29년된 디켐이라니;;



뭐 저런 고급와인과는 상관없이.. 전 저만의 와인리스트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요즘 반주로 와인맞춰마시는 재미가 쏠쏠한지라..

또 그런 저의 성향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 셀러 들이는 것도 와이프가 반대 안했구요..



암튼 당분간 또 메뚝질 할 일은 없을듯 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