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김주섭의 원더풀 투나잇 ver.2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9-24 13:22:20
추천수 0
조회수   1,028

제목

김주섭의 원더풀 투나잇 ver.2

글쓴이

이현창 [가입일자 : 2003-08-16]
내용
어제 대전구장을 다녀온 김주섭 회원님의 감정이입 버젼으로 글을 올립니다.







지난 9월 초...제 정신적 지주. 레젼드 1호기 정민철이 만인의 레젼드가 되고

맘속으론 개무시에 언넘이던 당연히 이겨야 하는 운명적 꼴찌팀이거늘

겉으론 측은지심에 싸구려 동정의 눈길을 주는 매스꺼운 시선이 역거운 나날들.

선수들의 눈물겨운 파이팅이 고추가루 살포라는 미명아래 오명으로 바뀌어야만 하는 이 비극적 운명의 엔젤치킨스.

덕분에 날이면 날마다 쏘맥에 폭탄주를 부르더이다.



시즌이 끝나가니 야구 하는 날보다 안하는 날이 더 많아지고

이젠 뭐 일정표를 쳐다보며 스케쥴을 맞춰야하니 말입죠.

아침에 교육이 있어 출근하는데 왜이리 햇살은 뜨거운지.

마음이 동하더만요.

일찍 끝나면 대전으로 쏴?



교육이 끝나자마자 그동안의 갈등은 그저 지나간 한줌의 가을바람.

조낸 빠른 걸음으로 슈퍼소닉 이대형의 잰걸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고고씽.

어느새 열차를 탑니다.

여전히 창밖의 하늘은 누가 가을 아니랄까봐 지랄맞게 푸르르고

햇살 역시 레젼드 가시는 길 밝게 비쳐주느라 환하게도 화창하기 그지없네요.



아뿔싸.

왓 더 뻑.

이런 날엔 선구라스를 챙겨야 하건만.

지난번 보육원 돕기 때 팔아서 피자 보내려고 오뚱사에게 기증했네.

모자라도 챙길걸...썅.

그렇다고 집으로 갈 수도 없는 길.

빨리 가야 울 레젼드 가시는 길 볼 수 있음에.

이따우 햇살쯤. I Don't Give A Shit.



오늘도 또 연착.

이넘의 기차......왜 늘 연착이여...

아 ㅅ ㅂ 오늘 늦음 진짜 ZOT되는디...ㅡ,.ㅡ

다행히 옆에 앉은 이쁜 처자의 허연 허벅지 보는 재미로 버티기로 마음 먹고.

오늘 목동에서 시구하는 유이 '꿀벅지'는 아니더라도 인절미급 허벅지는 될듯.

근데 가만히 보니 내 허벅지 두께랑 비슷.

뭐여...



창 밖보다 허벅지 보다 졸다 하니 금방 대전 도착.

올해 대전구장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번 레젼드 1호기 정민철 횽아 때 오고 이번이 두번째.

난 꼭 레젼드 은퇴식 때만 오는겨.

청주도 그렇지만 역시 대전구장은 넘 넘 스몰사이즈.

한달에 서너번 이상 가는 잠실이 역시 야구장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더만요.

잠실의 주인 엘지와 거기 세들어사는 두산이 부럽더이다.



암튼...

대전역에서 내리자마자 택시를 잡아타고 문창동 한밭종합경기장으로 휘리릭.

지난번 정민철 은퇴경기 때보다는 많지만 아니나 다를까. 관중이 적네요

늘 느끼지만 이럴 때 참 이글스팬들이 야속합니다

다들 가슴속에 품은 열정은 어느팀들 못지않게 절대 꿀리지 않을 텐데, 충청도 스타일이라 그런가 답답하고 걍 화끈허게 밀어주질 못하네요.

오늘 같은 날도 만원을 못 시키는 구단과 팬.ㅠㅠ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은퇴기념 수건 나눠주는거 치열하게 받아들고.

아 썅 근데 진짜 저질수건. ㅠㅠ

1루쪽 응원단쪽으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혼자 오면 좋은게 꽉 찬 자리들 사이에 어케 빈자리 하나만 보이면 그건 내자리거든요.

자리 있냐고 물어보고.

송회장님 은퇴식 보려고 서울서 회사 땡땡이 치고 달려왔다고 개드립 한방 날리자.

주위에서 맥주 한캔 하쇼. 씹던거지만 오징어도 한 조각 드쇼.

아. 이 눈물나는 고향의 인심이란.

거기다 주위에 정체를 모를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여자팬들의 이상야릇한 눈초리들.

왜 난 잘생겨서 늘 이런 시선을 받아야하는지 정말 부담된다능.

치어리더 언냐들도 몸풀면서 나만 쳐다보넹.

역시 암컷들의 마음은 다 하나같으이.



아냐.

오늘은 울 송회장님의 은퇴식.

내가 여기서 암컷사냥에 열을 올릴 수는 없지. 그리 궁하지도 않은 터.

전광판을 주시합니다.

엥.

기아한테만 조공엘지인줄 알았더니 아주 오늘 지려고 작정하고 나온 엘지 라인업.

순간 김재박 감독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박용택,페타지니,정성훈,이진영 다 빠지고 내가 알아볼만한 타자는 9번에 나온 이대형. 나머지는 다 듣보잡이거나 시망 수준의 안치용,최동수,박병호. 풉.



순간, 전화가 울립니다.

오뚱사네.

'야, 라인업에 용택이 나오냐?'

'아니. 빠졌는데. 타선 장난 아니야. 완전 2군 타선인데'

'아 놔...걍 승부하지. 뭔 타율관리여. ㅅㅂ 맘에 안들어. 진짜. 암튼 잘봐라. 질질 짜지말고'

구라선발 송회장에 이어 나올 류딸.

과연 오늘 삼진 몇개를 잡아서 턱 밑까지 따라온 핑키를 따돌릴지 이게 관건입니다.

뭐. 승부야 당연히 우리가 이기겠죠.

엘지는 류딸이 밥이거든요.



경기시작.

송진우는 자신을 야구의 길로 이끌어준 충북 증평초등학교 시절 은사인 조중협 선생님(충북야구협회 고문)을 직접 시구자로 모시고는 올랐습니다.

옛 스승이 시구를 한 뒤 송회장님은 1번 타자로 등장한 박용근에게 힘찬 초구를 뿌렸죠.

바깥쪽에 꽂히는 스트라이크.

연이은 송회장의 스트라이크에 폭풍 헛스윙 작렬.

3구째 공을 대충 갖다 맞춘 박용근의 타구를 송회장님이 놓치고 맙니다.

내야안타.

일부러 삼진으로 죽을 수도 있었지만 차라리 이렇게 건들어서 죽는게 더 모양새가 좋았으나 결과는 안타.



예정대로 한 타자를 상대한 뒤 한용덕 코치가 올라갔고 송회장님은 모자를 벗어 환호하는 팬들에게 인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이어 예정대로 에이스 류딸이 송회장님의 공을 넘겨받았다.

모두들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원정응원 온 극성엘지팬들도 전부 다 기립해서 박수 쳐주네요.

삼구삼진 외쳐주는 목소리 큰 창영이.

등에 지 이름 깔고 다니는 경민이.

100경기는 직관할 것 같은 창희.

반가운 엘지팬들의 모습이 멀리서 보입니다만 뭐...암튼 박수쳐주니 고맙데요.



송회장의 뒤를 이어 나온 류딸은 나오자마자 1회에만 두명을 삼진으로 잡고.

1회말부터 치킨의 불망방이 작렬.

뭐...상대 선발 이승우라는 꼬꼬마가 지난번에 한 번 긁혀서 조마조마했는데 지혼자 퐈이어하고 걍 내려가고.

작년에 지랄했다 쫒겨날 뻔 했던 노진용이가 바로 올라오더만요.

암튼 1회에만 3득점.

지난번 민철옹 은퇴경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아주 편하게 출발합니다.



어.

근데 2회가 되자 공갈포 박병호 2루타에 이은 적시타로 한점 실점.

그러나 역시 삼진 두개 잡으며 깔끔하게 이닝 마무리.

역시 류딸.



3회는 걍 넘기고.

4회2개. 5회1개 삼진 추가.

류딸은 5회까지 1실점하며 삼진을 무려 7개를 잡아냅니다.

그러던 5회말.

잠잠하던 타선에서 꽃범호의 홈런이 터집니다.

4-1

이 정도면 류딸 구위로 봐선 승기를 잡았다고 봐야죠.



===========================================================================



드디어 은퇴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성우아저씨도 불렀네요.

캬. 안지환씨넹.

오뚱사랑 친분이 있는 분인뎅...역시 송회장 은퇴식이라 최고의 성우를 섭외했습니다.



지난번 민철옹 은퇴식에 이어. 오늘도 역시 절대 놓치면 안 되겠다 결심했지요.

21번 송진우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야구판의 레젼드 아닙니껴.



사실 송진우의 은퇴는 아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삼년 정도는 충분히 더 뛸 수 있을 것이라 마음으로는 믿기고 하고

머리로는 더 이상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긴 싫었습니다.

올해 유원상,김혁민 보며 안타까웠는데 송회장님마저 털리는걸 지켜봤더라면 더더욱 눈물이 앞을 가렸겄쥬...ㅠㅠ



사실. 레젼드라는 이름을 아무나 붙일 수는 없습니다.

200승.

2천 탈삼진.

3천이닝.

이건 어쩌면 상당기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겁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의 댓가.





하필이면 팀이 시궁창에 빠진 누더기 같은 시기에 팀 리빌딩에 맞춰 용퇴하는 모양새라서 처음 소식을 접하고는 아쉬웠습니다.

팀이 가을잔치에 나가고 성적이 좋을 때 더 화려하게 떠나셨음 어땠을까...싶데요.

허나 언제나 그렇듯 나보다 팀을 위하는 모습에서 또한번 감동하게 됩니다

영구결번의 레전드가 은퇴한다면 은퇴경기 정도야 당연한 수순이죠.



은퇴식에서는 송회장님의 야구 인생에 도움을 준 21명의 동반자들이 기념구를 특별히 제작된 조형물에 꽂았습니다.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김인식 한화 감독, 김영덕, 이희수, 이광환, 유승안 전 감독, 이상군, 한용덕 코치, 얼마전 은퇴한 정민철,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등이 송회장님의 마지막 등판을 기념하기 위해 다들 모이셨죠.



이어 유니폼을 반납하고는 송진우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제막했습니다.

35번(장종훈), 23번(정민철)에 이어 3번째 영구결번이 대전구장 외야석에서 빛났죠.

아......ㅅㅂ. 울컥.



송회장님은 고별사에서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선 날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21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린 결과 200승, 2천탈삼진, 3천이닝을 달성할 수 있었다"면서 "조중협 선생님 덕분에 증평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오늘 김인식 감독님과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왔다"고 말씀하시데요.

노인네. 말도 잘혀.



은퇴식이 생각보다 좀 길었다 싶었지만 상대팀도 다 이해해주는 터라 무리없이 치뤄졌고.

어차피 막장팀들끼리라...

오늘 은퇴식을 직접 보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나는 이글스팬인 것이 자랑스럽구나였습니다

정말 세심하고 멋지게 준비 잘 했더군요

구단에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좌중에 훌쩍거리고.

눈에 눈물 훔치는 싸나이들이 여기 저기.

어느새 나도 눈물이 핑...

아 놔.

아놔 치킨스.

왜 날 울리는겨. 큭.



고맙다는 송회장님의 인사에.

내가 더 고마운데하고 외치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데.

말문이 막혀 말도 못하고.

그렇게 은퇴식은 성대하게 마쳐졌습니다.

고마워유.

사랑해유.



=============================================================================



경기는 이후 한차례의 고비를 제외하곤 압도적인 류딸의 단독리사이틀.

9회 1사까지 던지며 삼진을 무려 11개나 잡아내고.

사랑해요 엘지. ㅋㅋㅋ

정말 더럽게 못하는 저 팀이 뭐가 좋다고 오뚱사는 저러는지.

하긴. 그리 말할 내 처지도 참 그렇긴 하다만.



오늘도 목이 쉬고.

맥주에 얼큰하게 취해서는.

대전역에서 먹는 우동은 왜그리도 맛이 나는지.

오뚱사에게 문자 보내서 약올리고는 조만간 치킨에 맥주 쏜다고 미안해서 문자드립 날리고.



헤벨레 웃으며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 지친 몸을 싣습니다.

밤새 어케 잤는지도 모르고.

회사에서 어케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제 전 그저 행복했네요.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김주섭 2009-09-24 13:25:34
답글

어익후;<br />
<br />
이거 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지 말입니다

이현창 2009-09-24 13:28:58
답글

아...ㅅㅂ 독수리 타법으로 두시간 쳤다. 젠장.

김주섭 2009-09-24 13:30:21
답글

호식이 트윈스 치킨 쏘리다

이민우 2009-09-24 13:37:09
답글

덕후셋.

이재준 2009-09-24 13:37:10
답글

역시 원작만한 후속편이 없... =3=3=3==333

김주섭 2009-09-24 13:42:40
답글

근디 <br />
넘들은 가을야구 한다는디<br />
칠쥐꼴&#52848;끼리 이러고들 있다 ㅅㅂ

이정호 2009-09-24 13:50:09
답글

조낸 잼나유 ~~~

김용남 2009-09-24 13:52:57
답글

역시 원작만한 후속편이 없... =3=3=3==333 (2)<br />
<br />
저는 어제 현장에 있었습니다. <br />
<br />
주섭님의 후기를 은근 기대했는데,,,아직 어제의 감동과 아쉬움을 정리하시지 못하신 듯.

vanny@dreamwiz.com 2009-09-24 13:53:30
답글

이 먼 달필이여

강종연 2009-09-24 13:59:22
답글

잘 읽었습니다....저도 오제 만사제치고...집에서 봤습니다...^^<br />
가슴이 찡~한게 눈물나려고 하더군요...내년에는 제발 가능야구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bonovox@empal.com 2009-09-24 14:29:15
답글

ㅋㅋ 해결사감독영입 축하해유.

김주섭 2009-09-24 13:25:34
답글

어익후;<br />
<br />
이거 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지 말입니다

이현창 2009-09-24 13:28:58
답글

아...ㅅㅂ 독수리 타법으로 두시간 쳤다. 젠장.

김주섭 2009-09-24 13:30:21
답글

호식이 트윈스 치킨 쏘리다

이민우 2009-09-24 13:37:09
답글

덕후셋.

이재준 2009-09-24 13:37:10
답글

역시 원작만한 후속편이 없... =3=3=3==333

김주섭 2009-09-24 13:42:40
답글

근디 <br />
넘들은 가을야구 한다는디<br />
칠쥐꼴&#52848;끼리 이러고들 있다 ㅅㅂ

이정호 2009-09-24 13:50:09
답글

조낸 잼나유 ~~~

김용남 2009-09-24 13:52:57
답글

역시 원작만한 후속편이 없... =3=3=3==333 (2)<br />
<br />
저는 어제 현장에 있었습니다. <br />
<br />
주섭님의 후기를 은근 기대했는데,,,아직 어제의 감동과 아쉬움을 정리하시지 못하신 듯.

vanny@dreamwiz.com 2009-09-24 13:53:30
답글

이 먼 달필이여

강종연 2009-09-24 13:59:22
답글

잘 읽었습니다....저도 오제 만사제치고...집에서 봤습니다...^^<br />
가슴이 찡~한게 눈물나려고 하더군요...내년에는 제발 가능야구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bonovox@empal.com 2009-09-24 14:29:15
답글

ㅋㅋ 해결사감독영입 축하해유.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