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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로부터 해명 요구를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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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14: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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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로부터 해명 요구를 받았습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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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세 [가입일자 : 2003-11-13]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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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그러니까 며칠 전이네요.
직장으로 내용증명 등기가 왔습니다.
발신인을 보니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네요.
뭔가 큰 일이 생긴게 분명하다라는 느낌을 받고 개봉을 해보니 위 단체 명의의 공문이네요.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니 교육청에서 온 공문을 많이 처리합니다만, 저 개인에게 오는게 아니고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에게 오는 것이라 이번 건같이 저 개인에게 오는 공문은 처음 접하게 됩니다.
공문 내용은 "귀하가 운영하는 사이버훈장(cyberhunjang.com)에 본 협회가 문화관광부로부터 신탁관리하고 있는 시, 소설, 수필 희곡 등 문학 저작물이 무단 이용되고 있기에 이를 해명하라"는 요지입니다.
이거 뭔가 큰일은 큰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홈페이지는 1998년부터 운영하는 국어교육 홈페이지인데, 제가 국어교사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을 엄청 투자한 홈페이지입니다. 당시엔 나름대로 고등학교 국어교육 관련 홈페이지 중에서 거의 선두에 섰었던 홈페이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일을 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못해 많이 미안해 하기도 했었죠.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아이들도 아니고 일면식도 없는 아이들에게 질문/답변을 해주는 일로 밤늦게까지 컴퓨터에 매달려 있기도 했고, 자료를 제작/편집해 홈페이지에 등록하는 일로 몇년 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2003년경부터는 제가 더이상 혼자는 힘들겠다는 생각에 거의 관리를 하지 못했고, 이후 도메인과 계정, 자료만 유지한 채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시,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의 원문서비스입니다.
사실 제가 처음부터 잘못한 것이었지요.
저작권의 중요성을 여기서 다시 말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당연히 관련 기관의 허락을 득한 연후에 서비스를 했어야지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관리를 제대로 안하게 되면서 진작에 해당 자료를 삭제했었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했는지 적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이번 일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어제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고 정상을 참작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관리하느라 제 돈이 들으면 들었지 10원 한푼 생기지 않았으므로), 교육을 위한 목적이었다(교육 목적의 사용은 일정 한도에서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3년 이후 거의 방치된 상태라 현재는 1일 방문자가 10명 내외의 유명무실한 사이트이다... 뭐 대충 이런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그쪽에선 제 전화번호를 물은 뒤, 회의를 해 본 후 전화를 준다고 하더군요.
오늘 다시 통화를 했습니다.
해당 자료를 삭제했는지 물어본 뒤, 차후 재발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이번 일은 넘어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래서 사건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요즘 저작권 관련해서 하도 무시무시한 말들을 많이 들어서 나름 긴장했었습니다만, 그래도 다행히 큰 문제없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알아봤더니 저 말고도 요새 잘 나가는 대표적인 국어교육 웹사이트(대개 현직 교사가 운영자인)도 비슷한 사정이더군요. 몇몇 사이트에 가보니 사이트 폐쇄 예고 공지사항이 떠 있는 곳도 있고 일부분 폐쇄 예고도 있더군요. 이분들도 저와 같은 과정을 겪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이번 일로 다시한번 저작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제가 만약 저작자라면 쌍심지를 켜고 저작권을 주장할지도 모를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건처럼 이용자로서의 입장에 서서 저작권을 바라볼 수도 있겠고요. 원론적으로 저작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하고, 침해되었을 때 그 손해 배상을 주장할 수 있는게 분명 맞습니다. 비영리 교육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합리화시키기도 싫고, 저작물 무단 사용의 순기능(위 협회에서도 인정하는)을 강조해 제 실수를 피해 나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문제로 더 이상 정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사이트를 폐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뭐 어차피 방치된 사이트라 더 이상의 존재 의미는 없는 사이트지만, 그래도 지난 10여년 동안 나름대로 땀과 노력이 깃든 사이트를 없애려고 생각하니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마음입니다.
* 저작권 침해에 대해 우리 회원님들이 좀더 민감해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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