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적습니다.
이하 쓰는 내용엔 책 내용이 거의 다 들어있으니..
안 읽으신 분들은 스킵하시기 바랍니다..
전혀 읽을 예정이 없는 분들은 읽으셔도 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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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하루키의 3인칭 시점 소설은 좀 어색했습니다.
그 이전의 단편에서 가끔 보았는데 아마 장편으로 나온 최초의 3인칭은 '해변의 카프카'였죠.
최근에 하루키를 아는 몇몇 20대랑 이야기를 해보니, 그들이 가장 감명깊게 읽은 하루키 책 1위는 당연 노르웨이의 숲이고, 2위가 대부분 '해변의 카프카'를 찍더군요.(물론 그래봐야 3명밖에 안되니 모집단의 크기가 많이 작긴 합니다)
저 때만 하더라도 좀 읽은 친구들은 양을 쫒는 모험이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같은 초기작을 많이 꼽고, 저의 경우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최고로 여기죠.
지난 주에 구입해서 주말까지 2번 정독하고 후기 남깁니다.
암튼 각설하고...
이 책의 제목은 굉장히 다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읽으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1984랑 1Q84랑은 일본어로 발음이 같더군요..
이치 큐 하치 용..
그리고 1984년은 조지오웰의 소설 이름이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정의내리면 이 1Q84는 조지오웰의 1984에 대한 하루키식의 조망이 아닐까 합니다.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스는 어떤 권력이나 시스템을 상징했다면, 하루키의 빅 브라더스는 우리 내면에 있는 무언가.. 자아라고 표현하기도 그렇고, 지킬박사와 하이드식의 표현도 그런, 좀 더 다른 차원에서의 무언가를 표현한 것인가 생각이 들구요. 리틀피플이 빅 브라더스라고 정의하기에는 좀 억지스러웠다고 할까요??
이 책 구입하기 전에 충사마가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류의 소설이라고 귀뜸을 주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형식은 두 개의 별개 스토리가 진행되는 그걸 따온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이나 스타일은 '해변의 카프카'에 더 가까왔다고 여겨집니다.
거기서 일괄적으로 그려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이 1Q84에서도 이어지긴 하지만, 그 범위가 좀 더 넓어진 동시에 깊이는 좀 줄어든 느낌이었구요. 음.. 그걸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고 표현하는게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토리만 따지면.. 전작보다 몰입도는 좀 덜한 느낌입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엄청 재밌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겠지요. 혹은 제가 나이가 좀 더 들었다거나, 원치 않은 철이 들었다거나...
이 책의 주제는 뭘까?? 역시 사랑일까?? 암튼 어려웠습니다.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이 책으로 하루키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암튼 그 정도의 임팩트가 있을까 그 생각도 했었죠..
주제 사라미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토니 모리슨의 재즈 등과 비교하면.. 확실히 파괴력이 약한 것 같기도 합니다..
뭐 그래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하루키옹의 새 소설을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고 마지막 평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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