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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돈이 있어야 친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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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2 13:3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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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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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돈이 있어야 친구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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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창 [가입일자 : 2003-08-16]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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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몇년만에 동기들과 만난 자리.
반갑기도 하지만 어색하더군요.
다들 아저씨같이 변해가는데...나만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운동화를 좋아하는 이 아이돌같은 마음이란.
술 한잔씩 하는데 어찌 된게 다들 사는 이야기들로 주가 되더군요.
예전에는 뜨거웠던 가슴들을 가지고 있었고 냉철한 머리를 가지고 있던 친구들이었습니다만.
집이 세채라 세금 때문에 죽겠다는 녀석.
재개발 노리고 1억에 구입한 집이 지금 6억인데 아직 재건축이 안된다고 푸념하는 녀석.
새로 바꾼 차가 무신500인데 연비가 안좋다고 툴툴거리는 녀석.
얘들 때문에 겨울에 아내와 아이들이 미국으로 유학간다고 여자나 하나 구해야겠다는 녀석.
주말마다 캠핑 다니기도 이젠 지겹다는 녀석.
이건 아줌마들 자랑 한판도 아니고 참 듣자듣자하니 못들어 주겠더군요.
도중에 자리를 일어나 말없이 먼저 집에 왔습니다.
어쩌면 혼자 일그러진 제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이었는지 모릅니다. 변해버린 친구들에 대한 회한이라기보단 그저 같이 변하지 못한 아쉬움이었겠지요. 어느새 이질적인 제 자신이 자연스레 제 자신으로부터도 이질적으로 변해가는게 알 수 없더구만요.
아마...다음번에 볼 때는 제 장례식장에서나 보겠죠.
안녕...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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