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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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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9 10:4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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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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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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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건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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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의 위치가 보훈병원의 입구쪽이다보니 이런 저런 으르신들을 많이 뵙습니다.
가끔 비 피하시다, 요즈음은 심심하면 들어오셔서 이런 저런 사람사는 이야기 해 주고 가시는 으르신 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오셔서 물한컵 청하시고, 혼자 조용히 신문 보시다 가시는 분, 당신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넉두리 하듯이 털어놓으시는 분까지참 다양한 분들이 제 가게를 들르십니다.
아침에 가게를 열고 업무를 준비하는 와중에 어르신 한분께서 조심스레 들어오시더군요.
뭐 행색은 그리 따지는 편은 아닙니다만, 손에 가방을 들고 계시면 사실 조금 기피는 합니다... ...
가끔 그 가방속에 들어있는 정체모를 물건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듣느라 소모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말입니다.
그런데, 뭘좀 출력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시더군요.
뻔히 프린터 있고 컴퓨터 있는데 안되니 가십시오 하기도 낯부끄럽고 해서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러마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컴퓨터 켜 드리고 청소하고... ...
조금있다 죄송하지만 이것좀... ... 하고 저를 부르시더군요.
형사소송법 @_@;;;
가만 띄워진 창을 보니 모 대학의 법학과에 재학중이신 학생이시더군요 ^^
학교의 이름이야 잘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알 수 있는 대학이더군요.
약 50여쪽에 가까운 출력을 해드렸더니만 한사코 돈을 받으시라고 하시더니 5000원권을 던지다시피 책상에 놓고 가시더군요.
연세가 환갑은 넘어보이시던데 단지 소일꺼리로 공부를 하신다는 어르신이 존경스러워 보이더군요 잘난 자격증하나 땃따고 책상앞에 떡하니 앉아 놀고만있는 제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보이던디.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신 노익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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