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한번도 그렇게 불러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항상 보통명사인 김대중 또는 DJ 이었습니다.
이제야
당신이 선생님임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제 한표를 드리기는 했지만,
비판적지지니 비교우위니 차선이라는 포장을 씌우고,
아니 마음 속 어떤 머뭇거림으로
인색하고 게을렀던
제 자신이 부끄럽고 야속합니다.
TV에서 서재 뒤켠에 놓여있던 간이침대를 봤습니다.
한번에 다섯시간, 일주일에 세번씩 했다는 신장투석과
초라한 간이침대,
생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예견한 85세의 당신이
올 봄, 그런 몸으로 중국에 가고,
서거후 여러 중국지도자들의 조문에 들어있는 당신을 보며,
무엇이 그런 삶을 살게 했는지를 생각합니다.
"연부역강한 후배 여러분에게 뒷 일을 잘 부탁합니다" 하셨지만
우리에게 그 무엇이 있을까요.
할 수 있는 건, 정치9단 대신 인간9단을 드린다는 것 뿐..
잘 가세요.
중국 어린 여가수의 블로그에서
'선량한 노인, 잘 가세요' 라는 글을 보며
눈 앞이 흐려져 할 말이 더 나오지 않습니다.
선생님 잘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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