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켜이 쌓여만 가던 겨울이 가고 이제 새봄입니다.
신동엽 시인의 표현처럼 이제 신록의 계절이 오는군요.
새집으로 이사오면서 저만의 오디오룸이 생기고 더불어 오랜 방황을 끝내고 앰프에 정착하면서 글을 올려봅니다.
오래되지 않은 언제인가 어느 프로그램을 보니 딸바보를 얘기하더군요.
요즘은 시대가 너나없이 거의 하나에서 많아야 셋 정도를 낳다 보니 아빠가 딸을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딸바보가 되어 딸에게 모든 것을 바칠 정도로 사랑해 준다는
바로 그 딸바보...
저는 예전부터 산수이 바보가 되었더랬습니다.
어느 지인 분이 산수이 앰프들이 대부분 20년 전후로 오래된 모델들인데 그런 모델들을 고가에 사느니 차라리 다른 기기들을 새 것이나 새 것에 준하는 중고로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하시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 말씀이 맞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저에게는 산수이 아니면 안되더군요.
이미 산수이 바보가 되어버린 이유로 산수이 아닌 다른 기기들은 눈에 들어 오지 않더군요. 산수이 아닌 다른 회사의 기기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 적어도 저를 거쳐간 앰프들은 모두 그랬습니다.
마란츠, 파이오니어, 야마하, 데논, 태광과 인켈. 심지어 아큐페이즈까지도.
럭스만은 509S를 딱한번 청음해 본적이 있는데 그마저도 저에게는 별로 였습니다.
새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그토록 갖고 싶던 제 오디오룸이 생기고 더불어 꿈에서조차 그리던 산수이를 큰맘먹고 질렀습니다.
산수이 707NRA입니다.
디자인을 보시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98년에 산수이 회사가 거의 마지막으로 내놓은 모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디자인의 산수이는 많이 귀하지 않나 싶습니다. 조금은 다른 디자인만큼 예전의 707보다도 더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는 것 같습니다. 해상력과 밸런스 면에서 조금은 나은 듯 합니다.
오디오 하시는 분들이 외관도 많이 신경씁니다만 이녀석은 외관도 아주 멋집니다.
21만엔의 값어치 이상을 해주고 있습니다.
측면의 우드는 그 어떤 산수이보다도 더 멋스럽고 고급스럽습니다.
밑에 보시게 될 907보다도 더 멋있는 것 같습니다. ^^
명기로 알려진 산수이 튜너 TU 717입니다.
소스기기의 명기로서 저를 실망시키지 않은 고마운 녀석이지요.
다인 북쉘프 10입니다.
이곳에서 다인의 명성을 들어 궁금하던 차에 어느 지인분의 가게에 놀러 갔다가
구입하게 된 녀석입니다. 그릴도 없고 측면에 상처들이 있지만 다인의 명성에 걸맞는 좋은 스피커입니다.
싸게 - ? - 구입한 것에 비해 너무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명불허전 - 다인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근데 아들녀석이 고음부분을 눌러서 그만 ㅜㅜ
제가 다인의 소리를 평가하건데 앰프로 치면 아큐페이즈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어느 음역에서나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다 잘 내줍니다. 마치 학창시절 운동, 공부, 인물, 인간성 등등 무엇하나 모자라지 않고 모든 것을 잘해내는 얄미운 친구같은 느낌을 주는 녀석입니다. 그런 범생이를 어찌 미워하겠습니까.
나중에 자금이 생겨 더 좋은 스피커를 들이더라도 이 녀석은 내놓지 않고 가져갈 생각입니다.
산수이 인티 AU X901입니다.
707의 수출형 버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원이 220입니다. 이 녀석도 아주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이제 형님들께 밀려 나서 구석에서 쉬고 있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의 메인 앰프인 907리미티드입니다. 907 모스 리미티드의 3세대로서 94년 출시가가가 41만엔의 고가품이었습니다.
아주 부드럽고 섬세한 음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많은 물량을 투입한 녀석답게 내부가 아주 튼실하다 못해 너무 우량합니다.
이제 앰프에 대한 오랜 방황을 끝내고 총알이 마련되면 좋은 스피커 하나 들여서 짝을 지어줘야 겠습니다. 앰프는 세대인데 스피커는 다인 하나 ㅜㅜ
대출을 끼고 집장만을 했음에도 - 저의 비상금이 한순간에 다 날아 갔어도 제 마음은
^ㅡㅡㅡ^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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