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앞으로 담배를 피우러 잠시 나갔습니다.
왕복 2차로 입니다만 차가 많이 다닐 때는 제법 다니는 길입니다.
제 가게 뒤편 슈퍼에서 이미 술이 되신 분이 소주 한병과 종이컵하나를 들고 나오시더니 길을 건너시더군요.
그리고는 경계석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안주삼아 드시는지 연신 뭐라 중얼거려 가면서... ...
한시간여가 지나고 다시 나가보았습니다.
어느결에 소주를 한번 더 사오셨는지 이미 다 마신 두개의 빈 소주병이 옆에 있고 신발은 차로 한가운데로 휙휙 던진채로 차로에 다리길게 뻗고 나무등걸에 기대 잠이 들었나 보더군요.
얼마나 세상 살기가 힘들면 대낮부터 정줄을 놓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차가 다니는 차로 가운데로 뻗은 발이 위험해 보여도 단, 한 사람 그사람을 위해 뭔가 해 주는 사람이 없더군요.
조용히 경찰에 전화하고 그 주무시는 분 옆에서 차들이 피해갈 수 있게 알려주며 담배피며 물끄러미 쳐다봤습니다.
나이가 많아야 나보다 한두살 많아 보이는데 얼마나 사는게 힘이 들면......
정신 바짝 차리지 않고는 살기 정말 힘든 세상인데.,
아마 너무 살기 힘들다보니 정줄을 놓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오분쯤 후에 경찰차가 오고 그분을 차에 짐부리듯 싣고 떠나는 것을 보고 가게로 들어왔습니다만, 허한 마음은 아직도 인도에 서서 술취해 잠든 그분의 얼굴을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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