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고령선수인 한화 이글스 송진우 투수가
오늘 전격 은퇴선언을 했다고 합니다.
이글스 팬으로서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을 보니
지난번 정민철 선수의 사실상 은퇴 결정이 가져다 준 학습효과가 적잖은 모양입니다.
작년부터 현저히 저하된 구위와 바닥난 스태미너로 사실 한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으며 그나마 올해에는 2군 대기 시간이 1군 출격 시간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거의 희망을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대망의 3천이닝 달성에 남다른 애착을 품고 야심차게 시작한 2009년 시즌은, 볼빨간 영감의 패전처리 등판 지시로 무참히 얼룩진 대기록 수립의 악몽만을 남긴 채, 오늘부로 마감되었습니다.
이글스 팬에게 있어 레전드란 무엇일까요?
철밥통을 끼고 앉아 신인들의 연봉과 출장기회를 갉아먹는, 리빌딩의 암초?
그말이 백번 옳다 하더라도 시즌 중반에 이게 뭡니까?
팀 성적이 창단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 구단 차원에서 코칭 스탭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정상 아닐까요?
애먼 선수들 등 떠밀어 은퇴선언이나 하게 하면서
정작 감독이란 작자는 단한번도, 정말 단한번도 내탓이오 내가 책임지겠소 하는 꼬라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선발이 못 막으니 지지... 도리가 있나.
타자들이 볼만 건드려... 뭐가 되겠냐구.
애들이 수비할 때 정신줄을 놓는 것 같어... 백날 해도 안되는 거지 뭐.
영감 욕해봐야 저만 또 스팀 이빠시 받을 테니 이쯤하구요.
구단 결정사항 중에 그나마 맘에 좀 드는 대목은
해외연수 보장입니다.
걍 구단 고위부 말 잘 들어서, 오래 뛴 선수니까, 북일고 출신이라서, 스타플레이어였으니까... 이런 식으로 대충 코치직 시작하는 사람들에게서 무슨 지도력을 기대하겠습니까.
이상군, 조경택이 아닌 조범현, 이만수를 모델로
잘 배우고 오셔서 잘 가르쳐 주십시오.
2009년 오늘의 개굴욕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마지막에 웃는 강자를 키워 주십시오.
개그야구단이 오늘마저 처발리기에는 그나마 낯짝들이 좀 간지러웠나 봅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반타작 비슷하게는 해야 하지 않겠니.
오늘 승리를 송회장님께 바칩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