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친구들이 두명이나 세상을 떠났다.
두명다 암으로...
참으로 착하고 열심히 살았던 친구들인데 채 오십 중반을 넘기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지다니 인생무상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상갓집에 조문가는 것이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정신없이 일상을
보내는 나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돌아다보게 해 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상갓집을 갈때면 죽음에 대하여 한번 쯤 생각하게 해 본다.
사람은 한번 태어난 이상 누구나 다 죽는다.
죽을 땐 동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 채 너무 탐욕에 집착하지는 않았는지, 죽자사자
뛰어만 다닌 것은 아닌지,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매몰차게 대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상갓집은 영정 사진의 주인공이나 그의 자녀들이 인생을 잘 살았냐,
그렇지 못햇느냐가 판가름 나는 곳인 것 같다.
조문객이 발 붙일 틈 조차 없이 많은 집도 있고, 썰렁한 집도 있고,
돈은 있지만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이 적은 곳이 있고, 반대로 돈도 없고
사회적으로도 별 볼일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짓는 그런 사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갓집에 다녀올 때마다 나는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저렇게
살아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하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게
인생살이가 아닌가 싶다.
지금으부터 약 11년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상을 당하고 보니 그동안 교분을 맺었던 사람들의 친소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다.
그동안 격조했지만 어떻게 부음 소식을 알았는지 멀리까지 와서 위로해
주는 사람도 있었고, 꼭 올 사람 같았는데 조문을 오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와서 위로해 준 사람들께는 고맙기 그지없었지만, 꼭 올 사람이 오지 않는
경우에는 엄청 섭섭하더라.
그래서 난 잔칫집에는 몰라도 상갓집에는 거의 참석하는 편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조문을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봉투에 부조금을 조금 더
많이 넣으므로서 실점을 만회하곤 한다.
몇년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상을 당했는데 지갑 사정이 나빠 부조를
적게 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무척 걸린다.
아무튼..
상갓집을 갈때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니 갈때 귀찮게 생각되었던
조문이 집에 돌아올 때는 한층 발걸음이 가벼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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