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 자기 아들이 인테리어 가게 냈는데 한번 해보라던 앞집 아줌마(지금은 어디로 가셨는지...)의 꾀임에 넘어가 집을 고쳤더니...몇 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집이 개판 5분전이 되네요. 짐이 들어 있는 상태에서 도배, 마루 등등을 하려니 깝깝해 3년 쯤 뒤 동생 결혼할 때 싱크와 샷시 공사만 했죠.
올 봄 부터 시작된 집사람의 징징거림(사실...전 집이 조금 지저분해도 사는데 별 지장은 없으니...)을 못 견디고 결국 가장 한가한 휴가 전 며칠을 이용해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견적 뽑아보니...조그마한 집인데도 이것 저것 하니까 구입하려고 마음 먹었던 스피커 5조 정도는 날아가버리네요. 기간도 4일이나 걸리구요.
계약을 하고 집을 치우면서 '내가 짐이 있는 상태에서 또 이런 일을 하면 사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사람한테도 분명히 이야기 했죠. 집 치우고 짐을 창고, 2층에 사는 동생 집, 사업장 등등에 때려 넣느라고 반 죽음 상태까지 갔었거든요. 둘이서 사는 집이 왜 이리 짐은 많은건지 처음 시작할때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안날 것 같았는데, 결국은 공사 전날 마무리를 했네요.
하여튼, 혹시나 해서 비워둔 옥탑방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옥상에 아부지께서 키우시는 화초도 있고, 빨래 널기도 좋고, 강아지들도 놀고 있어 세를 주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3일째 살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것 저것 불편하더니만 그것도 적응되네요. 밤 되면 엄청 시원하고, 나가면 다른 집 옥탑에 살고 있는 아가씨들 구경도 할 수 있고, 낯 익은 아가씨들 만나면 인사도 하구...흐흐...
공사할 때는 그래도 조금 편한데...이제 공사 끝나면 또 걱정입니다. 집 치우고 창고에 넣어둔 물건들 다시 정리하는것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워요...아무래도 올 휴가는 집에서 뒹굴뒹굴 거려야 겠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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