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처럼 아부지께서
제가 분가해서 살고 있는 동네(고양시 화정)에서 저녁식사 모임이 있다고 하시네요.
부모님 댁은 경기도 안산쪽이라 거리가 좀 됩니다.
야심한 시각에는 대중교통편도 마땅치 않고해서,
저녁때 모임이 끝나면 늦게라도 제가 모셔다 드리기로 미리 언질을 해드렸죠.
좀 전에 엄니한테서 전화가 오더군요.
"야, 네 아부지 늦게 끝나면 힘들게 여기 집에 모셔오지 말고,
네 집에서 하루 주무시게 하고
낼 아침 곧바로 출근하시게끔 해라"
계속 모셔다 드리겠다는데도, 한사코 주무시게 하라시는 거예요.
아부지 없는 하루가 더 편하신 모양입니다. ㅎㅎ
근데 잠시 뒤 엄니로부터 또 전화가 옵니다.
"야, 네 집에 건전지 좀 사다놓은거 있냐?
문짝 (디지털 도어록) 밧데리가 다 되어서 그런지 계속 삑삑거리며 소리가 난다"
건전지야 뭐 동네서 사면 그만이지만, 갈아끼우는거 이런거 잘 못하시거든요.
"예, 건전지 많이 있죠. 우리는 짝으로 사다 놓으니까요."
했더니 엄니 왈,
"그럼 이따가 집에 건전지 가지고 올때에, 네 아부지도 싣고 와라"
전화를 끊었는데도
계속 머릿속에 맴도네요.
"건전지 가지고 올때에...."
"건전지 가지고 올때에...."
안식구한테 더 잘해야겠습니다. ㅎㅎㅎ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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