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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쎄 냉장고지름 후기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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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6 00:2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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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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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쎄 냉장고지름 후기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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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희 [가입일자 : 2005-04-21]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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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싸다 회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글을 올리고 난 직후부터 바로 답글 적어주신 여러분들에게 솔직히 콧끝이 찡하도록 감격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예리하신 몇 몇 회원들에게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너무 손이 클 것 같다는 지적 맞습니다. 정말 그런 면 있었거든요.
근데 사실 그 건 한참 전에 고쳤어요~
하지만 누구든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뭐든 좀 넉넉해서 해서 여기 저기 퍼돌리고 불러 먹이고 그런거 좋아한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어느날 소설 토지를 읽다가 저랑 딱 타입이 같은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서희 조모인 윤씨부인의 마름부인인 김서방 댁 역시 손이 달아서 어느 음식도 남에게 해 먹이기 좋아하고 자기 것 남 나눠주기 좋아했다네요.
올 해 참깨가 잘 되었다고 자랑하고 나눠주고 콩도 나눠주고 그렇게 하다가 정작 봄이면 자신이 먹을 것이 없어 남에게 꾸러다닌다는 그 칠칠치 못한 개똥어멈이 어쩌면 저인지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손을 많이 줄인 게 사실이지만 저장 식품만큼은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고 싶었어요.
남에게 준다거나 버리는 것도 미리 잘 보관할 곳이 있었더라면 없었을 일이잖아요.
이제 그 사건의 전말을 밝히겠습니다.
사실 이 냉장고를 갖고 싶었던 게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아무리 말해도 씨아리도 먹히지 않을 것을 생각하고 침묵한 것이지요. 사실 한 번에 덥석 혼자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만만하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얼마전부터 와싸다 반품몰의 김치냉장고 가격을 보고 혼자 설레이며 온갖 궁리를 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어제 슬쩍 제가 이야기를 했는데
“뭐 김치냉장고를 또 산다구? 니가 무슨 영업집하니?”
하며 갑자기 확 노려보는 시선에 완전 기죽어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른 아침 깨어 우선 찌개를 끓이며 반찬을 만들던 중이었어요.
장조림에 풋고추를 넣어놓고 잠깐 졸이는 시간 와싸다를 보는데 김치 냉장고가 두개가 있는데 하나가 품절된 것을 본 거에요.
그 것을 보며 갑자기 엄습하는 불안은 저것도 곧 사라질 것 같다였거든요.
다른 싸이트와 달리 와싸다에는 좋은 물건이 나오면 곧 품절되고 다시 그런 기회는 없거나 있어도 더 오른 가격이 되는 신기한 일을 종종 목격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안 사면 다시는 못 살 것 같은 그런 불안함에 앞 뒤 안 재고 일단 장바구니부터 밀어놓고
혼자 갚는다고 하지 뭐 하며 일단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확 무서워지더라구요.
우리 남편하고 저 고교시절.. 만나 한 십이년 알고 난 후 결혼한 동갑내기거든요.
그래서 사실 남편에 대하여는 잘 알고 있죠. 급소도 알고 아킬레스건도 알고 그래서 사실 저희 아직 사니 안 사니 하는 본격적 쌈은 한 번도 안 했어요. 대개 아플 것 같은 부위나 치명적인 부위는 안 건들여주는 게 부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게다가 대개 저의 종알거림 정도는 우리 남편 대개 넓은 아량으로 참아주거든요.
근데 어느 날 정말 화난 거 같으면 전 입 꼭 다물고 가만있습니다.
평소 친정어머니께서
“싸워서 승전비 세울거냐?”
그 의견에 동의하였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런데 막상 결제후 정말 남편이 화를 제대로 낼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이 엄습하면서 이 게시판이 생각난 것입니다.
우리 남편은 컴퓨터를 켜면 제일 먼저 와싸다 오디오 게시판하고 일반 게시판 보거든요.
물론 장터에서 오디오도 사서 꽤 여러대 있는데, 늘 말하기를,
“이게 처음 나올 때 00백만원 했어.”
라며 자랑하지만 결코 십만원 이상 가격에 도전하는 것은 못 보았거든요.
그래서 게시판에 글 올리고 남편이 본다면 ‘내 배 째라.’할 요량으로 썼는데
정말 신비스러운 일이 생겨났어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사는 저로서는 무척이나 파격적인 일이었지요.
글을 올리고 난 후 삼십분이나 지났을까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저는 무심코 받았는데 ‘와싸다닷컴’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 배송문제로 전화구나 하며 안방 문을 열어 놓은 채 아직 잠들어있는 남편을 의식하며 조금 나직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하신 여직원분이 하시는 말씀이
“와싸다닷컴 대표님이 글을 보시고 제가 집에서 쫓겨날 것을 우려하시며 특별히 십 퍼센트를 할인해 주신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목소리를 키우고 정말 믿어지지 않는 감정에 얼떨떨했습니다.
“대표님이 벌써 글을 보셨어요?”
하고 물었고
항시 게시판을 모니터 하시며 이러한 배려를 해주신 것에 너무 놀라웠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군요.
로또를 맞는 다거나 어떤 경품에서 당첨되거나 하는 일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참 먼 곳의 이야기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어쩌면 남편이 깨어나면 알아도 비교적 평탄할 것 같은 마음은 들었지만 그래도 제 마음은 사정없이 두근거렸습니다.
한참후 식구들을 깨우고 식탁에서 밥을 먹는데, 한겨레신문을 펼쳐들고 아주 꼼꼼하게 읽는 남편은 우리들 중 가장 늦게 일어나서도 소파에 앉아 계속 신문만 봅니다. 탁자위에 제가 노트북을 놓고있는데 평소 같으면 노트북 켜서 바로 와싸다 들어가거든요.
저는 커피 말고 녹차마시자고 말하고 죽로차를 티팟에 담아 갖다주고 난 후 남편의 동정을 살피는데 드디어 인터넷을 열고 게시판으로 바로 가더라구요.
그런데 제 글은 보지도 못하고
첫 번째 글부터 꼼꼼하게 읽는 거에요. 그 순간이 제게 정말 길고 지루하고 고통스럽고...아무튼..통증도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
하더니 제 글을 슥 보고 나서
“야 너?”
하더니
“너 몇 개월로 했어?”
“칠개월.”
“왜? 그게 이자가 얼만데? 당장 무이자 삼개월로 바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나 정말 김치냉장고 사도돼?”
“어디다 놓을라고?”
“부엌 공기청정기자리.”
하더니 제 글도 댓글도 안 읽고 바로 김치냉장고로 가더니 성능 디자인 등등 꼼꼼히 보고 또 보고 한참 보고는
“아무튼 여자들은 저렇게 욕심이 많을까...쩝”
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제야 제가 대표님이 물건을 할인해 주신 전화를 주셨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마 남편은 지금 굉장히 부끄럽고 창피한 모양이에요.
제가 남편을 너무 망신스럽게 하였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제 남편 좋은 사람이에요. 저랑 동갑이지만 존경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결혼 결정 했을 만큼 좋은 품성을 가졌어요. 하지만 살면서 보니까 남에게 모두 좋은 사람 별로 같아요.
남에게 보다는 가족에게 친절하고 가족만을 생각해주는 이기주의자가 가족은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얼마전 아들 아이 학교(고교생인데 기숙학교에 있음.)에 갔다가 음식점을 들어갔는데, 거기가 한우 전문점이었어요. 그런데 아빠는 가만있는데 아이들이 먼저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갈까?”
걱정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남편은 엄격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아직 착하고 어른 무서운 줄 알고 열심히 공부하고 그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사실 와싸다 게시판이 아니었으면 정말 어떤 큰소리나는 일이 발생했을 지도 모르는데, 여우같을 지 모른다는 어느 회원 분 지적이 맞을지도 모르게 여러분의 염려로 무사히 넘어가 진 것이지요.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와싸다에 제가 만든 매실엑기스랑 오미자 엑기스 선물 할 생각이에요.
매실은 대표님께 드리고
오미자는 직원분들 음료로 드시라고 말입니다.
여러분들께도 한잔씩 드리고 싶은 마음 전하며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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