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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쌍용차 모 지점 모 차장과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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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00:4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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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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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쌍용차 모 지점 모 차장과의 대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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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윤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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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쌍용차 게시물도 있고 해서
엊그제 쌍용차 대리점에 방문했던 스토리를 잠시 들려드리고 싶어서....
제 개인적 소견은 배제하고 쓴 글이니 오해는 말고 읽어주세요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6.25참전으로 유공자 1급 이신데
이제 80 중반이 되셨네요
건강 하나는 타고 태어나셨다고 생각헀는데
이제 많이 늙으신데다가 뇌에 박혀 있는 파편때문인지
정신 마저도 예전같지 않으십니다
그러던 중
버스타고 자주 가시던 창원의 마금산 온천을 다녀오시다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는데도 바닥에 넘어지신 일이 있었는데
나도 걸음이 성치 않고 할머니도 그러니
차를 한 대 구입하셔서 제 어머니께 운전시키고
이제 좀 편히 살아봐야겠다..라며
평소의 스크루지의 면모를 벗어던진 폭탄 발언을 했었드랬지요
물론 책정하신 차값은 rv를 살 금액은 아닙니다만 ^^
이래 저래 저도 차를 알아보던 중
서울에 있는 외손자인 제가 경남에 있는 친손자, 외삼촌, 이모들
놔두고 장녀인 어머니 때문에 그것까지 신경쓰려니
나중에 괜한 오해 살 여지도 있고
이래저래 짜증나는 상황들이 발생하려는 듯 하여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늦잠 자고 일어나 반바지 차림으로
맥도널드 런치 삼천원 짜리 빅맥으로 아침겸 점심을 때우며
나름 싸게 한 끼 해결했다며 뿌듯해하는 마음으로
집에 오다가(일요일 이었습니다)
그 옆에 있는 쌍용차 대리점이 보였습니다
순간 궁금했었습니다
옆에 다른 차 대리점은 문을 열었는데
저기엔 사람이 있을까. 출근은 했을까.
전시차 두 대가 있더군요 카이런과 액티언
사람은 한 분이 있더군요 얼굴굳은 중년남
차장의 직함인 그 분은 혼자 있었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중이었는데
내용인 즉 애들 학원비도 없고 뭐도 깻고 뺄 돈도 없고
집에 있어도 할 일도 없고 그래서 나와있다
미치겠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테이블을 보니 막 비운듯한 농심신컵라면이 있고...
제가 전시장에 들어서도 목례만 할 뿐
판매에 대한 의욕은 보이지 않았다고 느껴졌었습니다
차 이야기를 물어보다가 평택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더니
이렇게 말하면 안되지만 자기네도 지긋지긋 하다고 하더군요
선생님도 제 나이가 되고 애들이 커보라고
몇 달간 월급도 안나오고 회사는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도대체 뭘 어쩌자는거냐고
지금 600명 남아있는데
실제로 20명의 극렬 공산당(이 단어에 놀랬습니다) 뺴고
나머지는 공권력이 투입되기만 하면 밖으로 다 빠질 거라는
직원들의 풍문이고 이번 주 내로 빨리 정리되어서
제발 좀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 들도 나름대로 노동자로서 절박하니 그러지 않겠냐고
넌지시 이야기 했더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럼 차장님의 생각이 대다수 쌍용차 사원들의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아마도 거의 대다수의 생각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뭐 그것 말고도 상관없는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었고
그 분은 말동무도 필요했었는지 저와 많은 대화를 했었나봅니다
마지막 차장님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삼성이 망해가는데 해고 노동자 몇백 명이 저항하고 있어요
자기들 영업 잘 되어서 인센티브 몇백 몇천 받을 때
엘지, 대우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까?
그럼 자기들 망해가는데 그 고통을 다 같이 나누자고 하면
공감을 받겠냐고요
그 사람들도 이유가 있지만 저건 아니에요,,,,
저도 애들 학교 보내지만 앞날 생각하면 막막하긴 마찬가지에요"
말을 그대로 옮긴다는 것은 제 능력으로 불가능 하지만
뭐 이런 내용이었지요
저는 쌍용차 내부사정은 모릅니다
자동차 회사 노동자들이 얼마나 연봉을 받고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구요
쌍용차를 탄 적도 없습니다
자동차 관련업종은 더더욱 아닙니다
매정하게 이야기 한다면 쌍용이 망하던 말던
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아래 쌍용차 관련 게시물을 읽다보니
단지 너무나 한가해서 평화롭던
햇살 가득한 일요일
쌍용차 모 지점 전시장에서
모 차장님과 나누었던 대화와,
선뜻 차를 계약해줄 수 없었던 미안한 마음과
구겨져 있던 신라면 컵종지를 뒤로 하고 나왔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
오랜만에 손가락 연습도 다다다다 할겸 ^^
그냥....끄적여보았습니다
아아
정답은 어디에 있고 해법은 누가 알고 있을까요
전 단지 중년의 그 양복 아저씨와의 그 시간이
아마도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서
그 모습이 저의 미래가 아니라는 보장이 없기에....
여러 분이 당사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 발 물러서 보면 너무 안타깝고
한 발 다가서 보면 너무 ........
제 여식이 굶는다면 저 또한 뵈는게 없을 것 같지만
전 어떻게든 먹일 겁니다
어떻게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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