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쿠즈마 스태비의 수리를 위해 군포 성음전자에 방문했다가 비좁은 가게 한 켠에 먼지가 잔뜩 않아있는 Rek-O-Kut(Rondine Jr L-37) 턴테이블을 발견했습니다. 모터의 소음도 적고 회전상태가 완벽하다는 사장님 뽐뿌에 예약해 놓았다가 3주 전 군포에서 이 놈을 차에 태우고 고척동의 진선기계로 달렸습니다. 진선의 유사장님께서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암 세팅은 물론이고 모터의 상태 등을 점검해 주셨습니다. 다만 이 턴테이블 발견 당시의 사진이 없어 아쉽습니다.
베이스 재질로는 아크릴 또는 아크릴 복합재가 가장 좋다는 중론과 원래 있던 베이스의 나무결을 살리고자 나무베이스 상판에 무광택 니스를 여러 번 칠한 후 아래위로 아크릴을 재단하여 입혔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은 봉천동 소재 아크릴 가게(반디아크릴)에서 아크릴 작업 완료했습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수원 소재 몽돌이라는 가구공장을 방문하여 미리 맞춰 놓은 철제 프레임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턴테이블을 앉혔습니다. 다음 날인 화요일엔 프레임의 허전한 아래도리를 채우기 위해 집에 보관 중이던 테이블 상판(두께는 무려 2.8cm)을 두 시간 넘게 톱질한 결과 아래 판을 짜 맞추긴 했습니다. 철제 프레임에 턴테이블을 꼭 맞게 장착하니 안정성은 뛰어난데 옆면이 죽어버려 처음 생각한 만큼의 뽀대는 나질 않습니다. 디자인을 좀 더 살리려면 하판도 상판 비슷한 아크릴로 구성하고 그 사이에 다리를 넣어야 할 것 같은데 안정성까지 고려하자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다만 아래 판을 진한 브라운 색이 나는 반투명 아크릴로 교체하면 좀 더 폼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암튼 이 놈이 이 만큼 만들어지기까지 수고해 주신 아래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턴을 넘겨주신 성음전자 방사장님
토요일 하루 종일 암을 세팅해 주신 진선기계 유사장님
턴테이블에 관심을 보이며 일반적 아크릴 재단 외에 여기저기 드릴로 구멍 뚫고 볼트너트 채우느라 진짜로 힘을 쓰신 반디아크릴의 젊은 박실장님
톤암 케이블을 (다시) RCA 출력단에 납땜 연결하고 본체 고정 나사 아래에 고무 워셔(가라드 301용)를 장착해 주신 M오디오의 최부장님
좋은 가격에 철제 프레임을 제작해 주신 몽돌가구의 권사장님
마지막으로 이 정도 수준(?)의 턴테이블을 만들 수 있게끔 지식을 전수해주신 자유로하이파이 동호회의 제 회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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