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날로그에 푹 빠져있는 초보입니다.
아날로그기기야 몇년전에 이미 갗추어 있었지만 이미 주류로서 자리집고 있던 CDP에 밀려 오랜세월을 그냥 폼으로만 나두었네요.
제가 오디오 처음 시작한것이 고등학교때 88 올림픽 즈음 어머니가 공부용으로 사주신 120만원짜리 롯데 파이오니아 였는데 CDP가 없는지라 턴테이블만 사용했습니다.
그때 LP 소리가 참 좋았었고 밥 굶어가며 용돈 아껴 LP음반 수집했었습니다.
카트리찌를 바꾸면 소리가 훨씬 좋아진다는 말에 딸려있었던 아마도 가장 저가인 오디오 테그니카 카트리찌를 내치고 세운상가에서 4만원짜리 슈어를 구입한 기억이 납니다.
저는 값을 깎지 못하는 성격으로 아마 실제로는 2-3만원 했겠죠?^^
빠꾸니 정말 소리가 좋아지고 임시방편으로 연결했던 소니 휴대용 CDP 보다 월등한 음질을 보여주더군요.
그때 정말 학교 다니면서도 음악을 하루에 3시간씩은 들었던것 같습니다.
세월이 흘러 군대도 가고 독일에 가서 결혼도 하고 딸도 가지고 돈도 생기면서 더불어 오디오도 세월따라 점점 업그레이드 되며 진정한 소리를 찿아 순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순례의 길이라는것이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는 것인데 아내의 눈치보며 약간의 불화는 감수하고 돈은 돈대로 나가니 이것 또한 고통이 수반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초보 분들은 이해 못하실수도 있으나 방마다 기기들이 돌아다니고 사용하지도 않는 고가의 기기들을 방 구석에 겹겹히 쌓아두는 풍경을 이해할 마눌님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어느날 길을가다 헌책방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한 구석에 LP 음반들이 쌓여있고 가격이 장당 20 Cent(약 250원)로 싼맛에 한 150장 들고 왔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아날로그 시스템은 토렌스 320MK2 턴, 오토폰 MC20MK2인데 들어보니 비슷한 가격대인 제 마란츠 CD10에 비해 음색이 좀 촌스럽고 공간감이 없고 입체감,폭발력도 떨어져 턴은 말그대로 장식용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세팅을 제대로 하니 MC20도 좋은 음을 울려주더군요. 마란츠 CD10에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어느날 하이엔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되 음악은 거의 듣지않는 지인의 집에 갔더니 오토폰 MC7500이 있더군요.
주위를 보니 LP음반은 한장도 없었고 사용도 않기에 (세상에 구입해서 열번도 사용을 않했답니다) 꼬셔서 구입했는데 여기 와싸다 회원 분들의 도움아래 음반을 걸었습니다.
처음 듣는순간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쳐 부족하나마(고가 카트리찌와 입문형 턴과 암을 사용하는데 오는 괴리) 소리를 울리는데 아! 이거 물건 하나 구했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느낌은 전번에 한번 올렸기에 넘어가겠습니다.
턴과 암에 대한 아쉬움을 줄여 보고자 스파이크 달린 턴 받침대를 구입해서 올려 놓으니 호랑이가 날개 달린격으로 음이 더 좋아지더군요.
만약 어느분의 추천대로 EMT930 턴테이블과 V암대 오토폰 T2000을 노도스트 발할라와 연결한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흥분되고 CDP나 턴에 대한 순례의 길이 종착역에 이를듯한 확실한 예감이 듭니다. (지금은 T-3000에 실텍 FTM3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득 가만히 돌고 있는 LP판을 보니 참 운치있고 고급스럽게 보이더군요.
음질에 만족을 하니 아날로그가 고풍스럽게 보입니다.
문득 이런 좋은음을 듣는데 CDP가 왜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리가 좋다, 나쁘다의 논란도 어느수준에서이지 제 시스템이 아직 하이엔드가 아니더라도 놀라운 소리를 들려줍니다.
일단 아날로그는 매우 따뜻하고 이쁜소리를 내어주는 반면 CDP는 차갑습니다.
제 시스템의 성향을 억지로 비교하라면 코드앰프의 이쁘고 고급스런 소리에 쭉 뻗는 해방감이 더한 스타일 입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같은 음반을 비교하니 소리가 정말 다르고 CDP가 왜 차가운 음색인지 알게 됩니다.
음색은 확실히 CDP보다는 아날로그가 우위입니다.
그대신 대편성을 들을때 CDP가 차갑지만 공간감으로 인한 입체감등이 아날로그에 비해 우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독주곡에서 아날로그의 장점이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지경입니다.
오늘 첼로소리를 듣는데 현을 긇어대는것이 CDP의 광선으론 표현할수 없는 깊이가 있더군요.
소리의 아름다움을 더한 그 마찰음 들이란 확실히 끝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디오라는것이 하이엔드들의 일방적인 모임이 아니라 서로 부족하고 빛나는 부분들을 보완하며 더불어 있는 개체라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할때 아날로그는 음색형 성향이 강해 스피커는 음색이 자연스럽고 음장, 공간, 입체형 스타일이 어울리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초보이기 때문에 생각이 틀릴 개연성이 아주 많지만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고 여러 아날로그의 고수님들은 어떤 생각과 주관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아날로그에 많은 감동을 받아 두서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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