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하는 동네가 아파트가 뜨문뜨문있고 빌라 다가구가 밀집되어있는 곳이다보니 어르신들이 가실 곳이 없으신 듯 합니다.
가게에 가끔 들르시는 으르신이 계십니다.
양복 곱게차려입으시고 늘 구두 신고 다니시는 분이신데..
처음에는 오시더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제 나이가 먹어 정리를 하려고 하신다며 가지고 계신 집이 여러채 있는데 정리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좀 찡하기도 하고 - 풍을 맞으셔서 몸이 좀 불편하십니다 - 해서 정성껏 매물 접수하고 손님도 뫼시고 가곤 했습니다.
늘 반갑게 맞아주시더군요.
그런데 어느날 전화를 드리니 안주인께서 받으시더군요.
이러이러한 일로 손님 뫼시고 찾아뵈려합니다 하니, 집 내놓은적 없으시다고 바깥양반이 소일꺼리 삼아 돌아다니면서 괜한짓 한다고 미안하다시면서 전화를 끊으시더군요.
그 후로도 가게에 자주 들르십니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이런 저런 말상대를 해 드립니다.
그 어르신은 아직도 사겠다는 분이 없냐고 물으시고, 저는 겸연쩍게 "네" 라고 대답하고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2-30분 들어드리고 커피한잔 대접해 드리면 잘 있다 갑니다 라는 말씀과 함께 나가시더군요,....
요즘들어 제 가게를 자주 오시는 것을 뵈니 다른 부동산에서는 상대를 해드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나이가 조금씩 먹어가면서 저런 어르신의 모습에서 조금씩 더 큰 설움을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