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기름값이 싼가 했더니 다시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한때 외곽지역에서 천몇십원까지 팔리던 경유가 거의 1200원 초반대로 올랐다
그래서 기름 넣을 즈음이 되면 1원이라도 더 싼 주유소가 어딘가
다니는 길가에서 유심히 찾아보다가 가장 싼 곳이라고 생각되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
나의 애마가 한번 50리터쯤 먹어야하고 한달에 두세번 정도 먹여주면 되니까
몇십원 비싼 곳에서 넣어도 2,3천원차이고 한달이면 만원이 채 안된다
그러니 차라리 적당한 곳에서 넣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
싼 곳을 찾아 정신적으로 헤매고 다니느니 말이다
그런데 사람의 감정과 정서가 그렇지 아니하다
1원이라도 싼 곳에서 넣어야 제대로 넣은 것같고
'그래 이렇게 사는게 맞는게야 단돈 천원이라도 왜.....'하면서
올바로 사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나만 그런가???)
이것은 돈 문제는 아닌 것같다
2,3천원 아꼈다고 무슨 횡재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2,3천원 더 들었다고 무슨 큰 손실을 입은 것도 아니다
마음의 문제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정서의 문제다
몇년 전에 듣던 스피커를 장터에 내놓은 적이 있다
인근이기는 하지만 한시간 정도 가야하는 곳에 사시는 분이
구입하겠다는 연락과 함께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퇴근이 최소 11시는 넘기 때문에 밤에 가기에는 조금 꺼려져서
곤란한 말씀을 드렸더니 꼭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그럼 가져다 드리겠노라고 했다
밤이라 표지판도, 아파트 이름도 잘 안보이지만
전화를 몇통화씩 주고 받으면서 차를 두어번 유턴해서
결국 접선(?)에 성공해서 스피커를 전해드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깎아달란다
순간..........
하지만 달라는 가격에 드렸다
먼길을 밤에 달려갔다가 현장네고 당하고 돌아오는 길에 기분은.......
에궁 말해 뭐하겠는가.......
"으이그 저 인간은 운전을 하는거야 유람을 하는거야 얼릉 좀 가라 엉?"
또 한 2,3년 전에 풀레인지에 혹해서
메인은 마루바닥만한 평판을 쓰면서
센터랑 리어도 풀레인지로 한다고
국산 풀레인지를 여러조 사모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환경상 불가능함을 깨닫고 장터에 내놓았다
어떤 분이 3조를 다 구입해서 아는 분들과 한조씩 나누어 쓰겠다고,
그래서 적당한 장소에서 만나서 전해드리기로 했다
한조에 3만5천원, 3조니까 도합 10만5천원이었다
일괄루 구입해 주시니까 10만원 받으면 되겠다 내심 생각했다
하지만 만나서 유닛 점검하고 나니까 총 9만원으로 현장네고를 당했다
황당해서 순간적으로 걍 다시 주어 싣고 돌아오고 싶었다
하지만 걍 드렸다 아니 팔았다
돌아오는 길?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최근에 십만원초반대 스피커를 장터에 내놓았다
두어달 전에 찾아가서 구해온 물건이다
전 쥔장이 싸게 내놓은 물건이어서 찾아가서 싣고 왔지만
네고는 요청하지 못했다
하긴 십만원대 물건을 얼마를 깎겠는가?
이 물건을 내놓았는데 사겠다는 분이 있었다
아침에 적당한 장소까지 가지고 나가기로 약속을 했다
만나서 물건 확인하고 차에 옴겨싣었는데
네고 요청이 들어왔다
기름값이라도 빼달라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요청이다
하지만 기름값은 나도 들었는데.....
그리고 십몇만원 하는 물건을 도대체 얼마를 빼드려야할지......
순간 난감하다
결국 기름값으로 만원 빼드렸다
돌아오는 길?
"내 다시는 현장거래 안한다 무조건 와서 가져가라고 해"
"내가 또 현장 네고 당하면 걍 다시 조싣고 온다"
아! 몇년 후면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도 나는 이렇게 쫀쫀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인가?
그까이거 만원 빼주고 상대방 기분 좋게 해주었으면
그것으로 좋아할 만도 한데 말이다
역시 돈 만원, 2만원 때문이 아니다
마음의 문제이다 정서의 문제이다
물론 싸게 하신 분들의 마음과 정서는 흡족하고 기쁘겠지만
물건 들고나가서 현장에서 네고 당한 사람의 마음은 별루 그렇지 못하다
내가 기분이 안좋은 것은 나의 감정과 정서가 존중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같다
물건있는 곳에 방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은 또 그렇다 칠 수 있다
현장이라도 물건이 수십만원, 또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아니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그러면 안될 것같다)
다음부터는 현장거래하거나 배달해줄 경우에는
천원짜리랑 오천원짜리를 준비해가야겠다
특히 몸값이 싼 넘일때는 말이다
그래서 내고 요청이 들어오면 10만원 미만이면 한 3천원쯤 빼주고
10만원 남짓하는 넘이면 오천원쯤 빼줘서
그것으로 내가 내 감정을 조금이나마 존중해주어야겠다
에궁 산에 운동이나 갔다오자.......
(오늘 저와 거래하신 분께는 정말 죄송한 글입니다
널리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