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러니까 중학생이었을 당시.
시골 이모님댁으로 놀러 갔었습니다
마침 복날도 다가오고 해서 나보다 한살 많은 이종사촌에게
이모님이 닭을 한마리 잡으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을 들은 사촌은 한구석에 놓여있던
장남감 화살보다 더 성능이 강력한 화살을 꺼내더니
마당에 방목되어 자유롭게 거닐던 닭 중에서
살이 포동포동 오른 한놈을 겨냥하더군요
그러고는 화살을 슈욱~ 발사...
몸통에 화살을 맞은 닭은 즉사하지 않고 이리저리 날뛰더군요
그러고는 결국 눈을 감는 순간 제 눈과 마주쳤습니다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닭의 눈빛....
그 애처로운 눈빛...
나를 원망하는 듯한 눈빛...
그날 이후 한동안 저는 닭고기를 먹지 못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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