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대단한건 아니구요
전 그래도 가끔 돈을 줍습니다.
주로 고갤 떨구고 나다니느라 그런가 봅니다
보통 몇천원 천원짜리는 많이 줍습니다..
97년 10월 쯤인가 명동 한복판 은행 및 신용금고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는데
시간은 저녁8시쯤
그때 입사해서 옷가게에서(이랜드)옷파는것 돕다가 다 끝나 퇴근길에
가방메고 종이봉투 하나들고 터벅터벅 땅바닥 보며 걷고있는데
바로 발끝에 뭔가 녹색 부채같은것이 땅바닥에 펼쳐져있는겁니다
순간적으로 돈인줄알았는데
만원짜리가 다발에서 풀러지기 바로전에 부채처럼 있더군요
순간 종이봉투로 얼릉 가렸습니다.
주위는 어둑어둑했지만 상가들 불빛으로
뭐가뭔지는 훤히 드러나보이는데
사람들은 2~3m정도에서 왔다갔다하고
제 바로앞 맞은편에서 청소하시는 아저씨가 한4~5m전방에서
리어카끌고 오고계시더군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쪽무릎을 살짝꿇고 주위를 의식하지 않으며
두터운 부채를 얼릉 간추려서 종이봉투에 집어넣었죠
그리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보통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걸었죠
가슴은 쿵쾅쿵쾅
얼른 인파들 많은곳으로 숨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선
가끔 생각해보면 제 속에 내재되어있는 영악한 일면이었던 듯~
순수라던가 순진이라던가 그런거랑은 먼~
지하철타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세어보니 만원짜리 100장
밤새도록 이돈으로 뭘할까 궁리많이 했습니다
어케 돌려줄, 잃어버린 사람 찾아줄 생각은 안하고 말이죠
그 담날 교보문고가서 cd세트 7만원짜리 샀습니다
혹시 회원분들중에 그때쯤 명동서 두터운 배추무늬부채 잃어버리신 분 계시면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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