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작곡가 말러가 언젠가,
"사람은 젊을 때엔 화려한 옷차림을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고, 자신의 내면이 남과 다른 독자성을 띠게 되면,
튀지 않는 평범한 옷차림을 좋아하게 된다"
- 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아직 젊긴 하고,
저만의 독특한 내면 세계가 형성되었다고 말하기에는 부끄럽긴 합니다만,
필요 이상의 치장은 번거롭고 거슬리더라구요.
저 또한 어렸을 때엔 화려하고 요란한 걸 좋아하긴 했지만,
싫증나고, 한 때 거쳐가는, 마치, 어릴 때 빠져나가는 유치(幼齒)와 같은,
임시적인 것이더군요.
아직도 그런 티를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만,
지금은, 제 자신과 마주할수록, 간소하고 실질적이며, 합리적인 것이
편하게 다가오더라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저의 귀찮고 게으른 성격 탓도 큽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것저것 모으고 구입하고 쌓아두는 게 낙이었었지만,
지금은, 뭐, 무덤덤…
계속 시계를 사다나르고, 새로운 시계도 조립하고 하지만,
저도 인간이니, 제 허영과 무료함을 달랠 장난감은 있어야겠기에 하는 것일 뿐.
(만년필과 오디오는 이제 거의 끊었습니다^^
바꿈질 안 하고, 안 사다나르고, 지금 것들로 만족하는 선에서…)
하여튼, 예전에 비하면 많이 무덤덤해졌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위(胃)의 소화력이 감퇴하듯,
(성욕까지 감퇴하는 나이는 아직 아닌 듯 합니다. 하하)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생명력의 감퇴라 해야 될지, 내적 성숙이라 해야 될지,
둘 다 맞는 건지,
게으름은 축복이라는 생각도 들고,
아니, 게으름보다는 살기 바쁘고 빠듯한 탓이 더 큰 이유이기도 하겠고,
(취미 생활… 필요는 합니다만,
좀 지나치면 신선 놀음이겠지요.
나이 먹었으면 이제 철 들어야지…)
뭐, 그렇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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