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전 사는 최원길이라고 합니다.
Lafa-600이 제 관심을 끈 것은 전면 배치 및 색조와 우드케이스가 잘 어울리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로고와 모델명은 좀 어색한 듯 했지만... 어쨌든지 모두 개인 취향 나름이니... 제게는 좋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앰프를 소리는 듣지 않고 외관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일견 어리석은 일이겠지요...
그렇지만 집안에 자리잡고 있을 때 보기 불편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한쪽에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멋진 TR 프리앰프를 망설이다 놓치고 허전한 시기에 마침 적당한 가격에 이 물건이 나와서 잡아 왔습니다.
손잡이는 그 동안 보아오던 물건과는 달라서 약간의 실망감이 있었지만 흉하거나 저급한 것은 아니었기에 제 자신과 금새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사무실에서 약간의 테스트를 해보고 집으로 들였습니다.
거실의 우드케이스에 담긴 MR-78 튜너와 붙여 놓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쌓아보았습니다. 덩치가 조금 부담스럽군요.
그 동안은 소리전자의 키트로 제작된“파도”라는 프리앰프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사진에서 Lafa 600의 위에 얹혀져 있는 물건이“파도”입니다.“파도”는 펜슬관으로 불리우는 6111A를 두알 사용하는 진공관 프리앰프로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진공관이지만 장수명의 고신뢰도관으로 알려져 있고... Quad사나 Audio Note사의 프리앰프에 사용된 바 있고 최근의 한 공제프로젝트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와 같이 진공관의 크기 만큼 앰프도 군더더기 없이 작고 귀여운 편이라 제가 좋아하고 있습니다. 진공관 크기와 다르게 저음도 충실히 나오고 해상도도 느껴지는 물건입니다.
이에 비하면 Lafa-600은 아무래도 많이 커보이네요...
Lafa-600이라는 좀 어색한 이름은 Lafayette사의 KT-600이라는 프리앰프 회로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오디오 운용 방식에 맞춰 단순화 및 개선된 회로를 설계/제작한데서 유래한 것 같습니다. 빈티지의 숨어있는 명기라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맞는 말이겠지요.
부산의 크리스탈 오디오사에서 공동제작 형태로 출시되었고요... 그러니 누가 만든 것인지는 모릅니다만 아마도 미리 조립된 기판에 약간의 땜질과 핀과 소켓 정도를 연결하는 반제품 정도로 공급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여간 제게 있는 물건은 비교적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입니다. 음질에 영향을 주는 주요 부품(신호부 저항 및 커플링 콘덴서)들은 쉽게 교환이 가능하도록 기판위에 설치된 금도금 러그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입력신호는 전면 셀렉터에 의해 선택/작동되는 릴레이를 이용하여 접속되도록 하였고요. 기판과의 연결선은 다소 투박한 선재와 핀커넥터를 이용하였습니다. 고급 선재는 아닌 것 같지만 튼튼하기는 할 것 같습니다. 볼륨까지 연결하는 선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교적 긴 연결선인데 쉴드선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노이즈가 개입할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튼실한 철재 케이스가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PCB에 진공관 소켓을 사용하는 경우 진공관 교체시 기판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고 히터열로 인한 기판의 손상/변형도 우려될 수 있는데 본 기판에 사용된 소켓은 그러한 염려가 비교적 적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진공관은 3알이 사용되었습니다. 신호증폭용으로 12AX7 1알, Buffer 회로에 12AU7 1알 그리고 전원부의 정전압용으로 12AU7 1알이 사용되었습니다.
전원을 투입하고 2분 정도 있어야 출력단 릴레이가 연결되므로 대기 시간이 긴 편입니다. 진공관이 정상 작동되는 시간까지 충분히 출력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소리는 어떠할까요?
안타깝게도 그 소리를 글로 표현하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네요. 일단 넉넉함이 느껴진다는 표현을 해보고 싶고요.. 너울대는 저음이 일품입니다.
신호부 진공관을 12AT7로 바꾸어 보면 좀더 탄력있는 소리가 느껴지지만 원래 회로가 12AX7에 맞춰진 것이니 그냥 12AX7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그래도 저는 12AT7을 사용합니다. 호기심 때문에 구입한 12AT7이 여러 가지가 있고 죽을 때까지 사용할 만큼 많기도 해서입니다. 현재는 Brimar의 33A/101K 라는 12AT7 계열의 진공관이 끼워져 있습니다. 별것도 아니지만 제가 좀 아끼는 물건입니다.
현재 거실에 사용중인 파워앰프는 Epoch라는 역시 공제품인데요... 이 물건이 초단 게인이 좀 높은 편인가 봅니다. 화이트 노이즈가 느껴지네요.. 물론 청취위치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들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초단 게인이 높은 파워앰프와 음압(감도)이 높은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우 Lafa 600을 사용한다면 좀 불편함이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사용중인 다른 시스템과의 연결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문제입니다.
아무튼 당분간은 진공관 바꿔보고... 커플링 Cap들 바꿔보면서 이 물건과 좀 잘 지내봐야겠습니다.
즐겁고 건강한 연말 보내세요..
거실에 쌓아 놓은 Lafa-600외..
"파도"와 Lafa-600
Lafa-600의 내부 모습
Lafa-600의 Main PCB 및 진공관 소켓
Brimar 33A/101K 진공관
입출력단자 연결선
풍부한 후면 입출력단자(밸런스 입력x1, RCA 입력x5, RCA 출력x2)
AR 90위의 목각인형
올 성탄절은 토요일이라 아쉽네요.. 근래 몇년간 석탄일은 휴일과 겹친 적이 없는데.. 그런면에서 부처님이 좀더 가까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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