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옆집에 가정부로 끌려가
그집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고는 자살했습니다.
아버지는 옆집에 끌려가 종살이를 하다가
개처럼 맞고 옆집이 참전한 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첫째 형은 옆집 남자에게 대들다가 붙잡혀
고문을 당하다 죽고,
둘째 형은 옆집의 눈을 피해
지금 만주에 가서 살고 있습니다.
셋째 누나는 옆집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가 되어 치욕스런 삶을 살다가
정신 이상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넷째 형은,
그 집에 들어가 그 집의 집사가 되었습니다.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까만 고급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합니다.
매달 어마어마한 액수의 봉급을 받습니다.
그리고는 저녁에 집에 들어와 나에게 말합니다.
"머저리 같은 놈!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라!"
넷째 형이 우리집안 전체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형이 낳은 아들 딸이 이제 쑥쑥 자라,
아버지를 이어 우리집안을 다스리려고 합니다.
옆집에서 준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옆집에서 마련해 준 기와집에 살며,
옆집에서 제공해 준 직장을 다닙니다.
그러면서 이제,
나와 내 동생이 목숨 걸고 지키려고 하는
우리 집안에 와서 군림하면서,
엄마와 아빠와 첫째, 둘째 형아와, 셋째 누나의 비극적인 모습을 기억하는
나와 내 동생을 탄압합니다.
저들은 부유함과 사치의 극에 달한 삶을 살면서
그저 그렇게 살고 있는 나와 동생에게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리고 넷째 형의 아들, 딸들이 와서
삼촌인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삼촌들은 병신같아요!"
그저께는 넷째 형이 공식적으로 이렇게 선언을 했습니다.
"다시는 옆집 사람들에게 우리 집안을 파탄시켰다고 죄를 묻지 않겠다"
"사과도 요구하지 않겠다"
"우리 집안과 옆집 집안은 세계 속에 동지가 되어 하나가 될 것이다"
희한한 것은, 한번도 옆집이 우리집에게 사과하는 마음을 품어 본 적도 없는데
저렇게 말한 것입니다.
나와 동생은 이 발표를 들으면서 숨죽여서 울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들이 모든 권한을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한달 쯤 전에는 넷째 형과 그의 가족들이
공식적으로 옆집의 사당에 참배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속에서 울분이 쏟아져 나오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집안의 모든 실권은 넷째 형에게 있으니까요.....
답답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그게 현실이니까요.....
넷째 형 이름이 뭐냐구요?
이름은 못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형 한테 맞을까봐서요.....
그냥 대충 말씀드리면,
무슨 나라 당에 가입해 있는데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형이 속해 있는 곳 대표는
옆집 스타일로 이름도 바꿨다고 하더군요. 아키히..뭐라고 하더군요...
이름이 어려워서 외우지도 못하겠습니다.
우리 집안 내력이 이렇습니다.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냥 이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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