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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불안 4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6-24 00: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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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63

제목

[연재소설] 불안 4부

글쓴이

박두호 [가입일자 : 2003-12-10]
내용


하루빨리 내 삶의, 마치 수로의 연장과도 같은 항행을 끝내고 싶다. 나는 쉼 없이 달려왔다. 결코 멈추지 않았다, 한 순간도. 그것은 몰개성이라는 이름의 체제에서 망가진 자아의 그림자처럼 어둡고, 검게 영겁한 순간을 담보하고 있었다.











더러는 내 뒤집힌 인생의 편린들을 대속해주는 역할을 하는 일들은 모종의 관념을 포착하고, 그것을 그려잡고, 탐구하는 것이었다. 어떠한 것에 대한 탐구는 어떠한 것의 결과를 보증한다. 그 기전이야말로 명명백백한 사실이며 소위 <인과관계>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과관계라든지 합목적성이라든지 연역과 귀납이라든지 외연과 내연이라든지 객관과 주관이라든지, 모든 것이 상대적인 개념성에 봉착한다. 이런 상대적 개념성을 뛰어넘어, 이를테면 불립문자나 언어도단의 경지의 연장선상에서 승천하여 학계의 일반성을 초극하는 일, 말하자면 진정으로 종교적인 선禪, 시선일여하여 모든 걸 초월한 최고의 지혜의 전승자가 되는 일, 육조혜능이 그래왔고 고타마 붓다가 그래왔으며 성철스님이 그래왔다.











내 이야기가 동아시아의 종교적 색깔을 띈다고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는 내가 동아시의의 종교인 불교가 이제껏 인류가 쌓아왔던 성과 중에 최상의 정신적 지혜이며, 그 지혜는 지고로 정태적이며 수동적이면서도 세계를 손바닥 안에 굴릴 수 있게 한다.













내가 불교에 입문한 건 나의 정신적 고통의 배면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비로소 일반인으로 살아감의 행복을 체현하기 위해서였고, 오직 그것만을 바라는 소극적인 행복추구가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다. 나의 글쓰기는 초탈하기 위한 구도求道의 편력이었다. 일상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도를 구하는 행위, 거기에 부차적으로 뒤따르는 산출물들. <언어도단>이 시사하는 한계성을 괴멸시킨 작가는 역사를 통틀어 셰익스피어나 제임스 조이스, 비트겐슈타인 뿐이다. 그러나 이 3명의 신출귀몰한 천재들도 언어의 한계성을, 어휘적 표현력의 부족은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깨달았으리라 믿는다. 언어를 극한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정통철학 부분에서도 서양이라는 제한적 표상이 시사하는 한계성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나는 그리하여 불교의 신봉자이며 동방의 현학자이다. 때론 미치광이로, 때론 엉뚱한 얼간이로 비춰지는 나의 외양의 근저에는 두려움과 불안의 안개 속에서 떨고 있는 나의 영혼이 설핏 보인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창밖은 어둠이 둘러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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