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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정치 대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6-05 14:50:25
추천수 0
조회수   1,514

제목

아버지와의 정치 대화

글쓴이

최희진 [가입일자 : ]
내용
저에게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십니다.



그리고 두 분은 한나라당 지지자 이십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에 한 번 국회의원 선거 날 한나라당 후보에게 꼭 투표하라고 저를 훈계(?) 하시는 아버지와 말다툼을 한 끝에 아버지가 저에게 섭섭함을 느끼시고 눈물 흘리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좀 말이 심하긴 했지요. 하도 노사모 = 빨갱이 라는 논리로 일관하시길래 우리나라가 그렇게 걱정되고 한나라당이 그렇게 좋으면 전 재산 다 정치헌금으로 바치시라고 했으니까요.



그 때, 결국 투표는 비밀투표인데 아버지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말씀만 드리고 투표는 제 마음대로 하면 될 것을 괜히 자존심을 내세웠구나란 생각이 들어 뼈저리게 후회하고 그 후로는 두 분이 저에게 정치 이야기를 하셔도 '예, 예' 하면서 웃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두 분도 예전보다 정치 신념을 제게 강요하지 않으시려 합니다.



그런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때문에 제가 이건 말도 안된다며 울분하고, 언론에서 많은 조문객들의 모습을 보여주니 두 분의 마음이 불편하셨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저에게 아버지께서 먼저 질문을 던지시더군요.



'노무현 대통령의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



그래서 또 정치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아버지께서는 꽤 논리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 근거가 일부 보수(?)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라는 것이지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오히려 제가 당혹감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는 비록 일부 언론들의 이야기만 믿으시지만, 저보다 정치 뉴스도 더 많이 아시고 관심도 많으셨기 때문에 여러가지 근거를 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저는 오히려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저도 제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말문이 막힐 때가 많았지요.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몇 년전에 색깔론으로만 일관하다가 제가 발끈한 것 때문에 아버지가 논리를 만드시고 그 근거를 대기 위해 뉴스와 신문을 정말 열심히 보셨다는 것을요. 물론 그 바탕에는 제가 소위 '빨갱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으셨던 거겠지요.



결국 대화는 평행선을 달렸습니다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쉽게 생각해 왔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무얼 잘 몰라서, 그리고 일부 언론들의 편파 보도만 보셔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라고 생각했었고 따라서 그 분들과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질 이유가 없다, 라고 말이죠.



지금은 과연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검찰 책임론을 이야기하지만, 과연 검찰 수사가 진행될 때 그 뉴스에 귀기울이고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 중 소위 말하는 보수 꼴통들이 많았을까요, 아니면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까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는데, 저는 바로 옆에 있는 아버지가 어느 정도의 근거와 지식을 근거로 해서 한나라당을 그렇게 지지하시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그 분들의 의견을 나이들어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무시해 버린다면, 과연 저는 민주주의에 걸맞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그러면서 두 분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 채, 다음 선거때에도 두 분이 투표하러 가시는 것을 씁쓸하게 바라만 보게 되지 않을까요.



회원님들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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