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에 물을 붓고 뚜껑을 밀봉한 다음 열을 가하면, 솥이 터져 폭발합니다.
건물의 기초에 금이 갔는데 계속 방치하면, 하중을 이기지 못해 무너지죠.
지금 우리 사회 또한 그러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들 수구 집권 세력은, 꽉꽉 밀봉하면 그 물끓음이 저절로 사그라들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달리 생각도 해 봅니다.
지금의 물질적 성장과 개인주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무관심, 정치 냉소주의 등을 생각하면,
서울광장이 폐쇄되지 않고, 집회, 시위가 지금만큼은 탄압받지 않는다 쳐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겠는가, 저 정권을 뒤집을 만큼의 시민의 힘이 모이겠는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저들도, 그렇게 만만하게 보고,
마음놓고 계속 불을 때고, 더 꽉꽉 봉하고, 억누르고 있습니다.
불을 계속 때면, 분명 폭발은 합니다.
그러나, 그 폭발에 이르는 작동 방식과 경로, 형태는,
근대에서부터 직전의 산업화 시대까지와는 다른 것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추측할 수 있겠는가,
생각이 많습니다. 갑갑하고 막연한, 안개같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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