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새끼 하나 없는셈 쳐 불란다....."
80년 유난히도 뜨거웠던 오월 어느날....
장롱에서 태극기와 함께 그동안 꼭꼭 숨겨 놓았던 나발의 신발을 내어 놓으며
노모께서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주름진 볼가를 타고 흘러 내리는 당신의 눈물을 저는 차마 똑바로 쳐다 보지도 못한채
주섬주섬 신발을 꿰고서 사지로 내달았고.....
당신께서는 아들이 셋이나 있으니 하나쯤은 정의를 위하여 조국에 바쳐도
비통은 하겠지만 조상님들께는 떳떳 하리라는 말씀을 후일에야 들었습니다.
당시로서는 국가권력에 반하는 폭도(?)요... 밖으로는 국가위신을 실추 시키는
내란죄에 해당되는 엄청난 일을 모자가 저지른셈 이었죠.
지독히도 가난한 빈농의 7녀1남의 맏딸로 태어나
학교라고는 띄엄 띄엄 댕긴 국민학교가 전부인 당신이셨지만,
새삼 지금에 와서도 돌이켜 보면 많이들 배워 쳐잡수신 그 어느 누구보다도
결단 있는 행동과 올곧은 사리판단을 하셨다는데 자식으로서 자랑스럽습니다.
좋은 학벌에 많이 배워야 국가를 위하고 애국을 하나?..... 에라이..ㅉ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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