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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들과의 대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5-26 13:38:14
추천수 0
조회수   784

제목

어제 아들과의 대화

글쓴이

윤석준 [가입일자 : 2001-02-12]
내용
아들이 다섯살입니다.

칸쵸 사달라고 자꾸 나가자고 하길래,

컴터 앞에 앉아있다가 그랬습니다.



나 : "한빈아, 아빠가 오늘 기분이 별로 안좋아"

아들 : "왜요?"

나 : "우리나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아들 : "하늘나라로?"

나 : "그래, 하늘나라로"

아들 : "그러면 다시 못 와요?"

나 : "맞아요...하늘나라로 가셔서 아빠가 마음이 많이 슬퍼요"

아들 : (손짓발짓을 하면서) "하늘나라로 가셨으면....많이 아팠어요?"

나 : "그래, 아팠어요...힘들어서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아들 : (뭘 아는지 몰라도) "그렇구나...많이 아팠겠다. 아빠 그러면 칸쵸 사러 나중에 가자~"





저녁에 TV를 함께 보고 있는데, 손발을 쓸수 없는 장애우가 나왔습니다. 혀로 키보드 자판을 누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나 : "한빈아, 저 아저씨는 손이란 발을 다 쓸 수가 없어서 저렇게 혀로 컴퓨터를 한대"

아들 : (옆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손을 멈추고 화면을 한참동안 바라봄) "손을 쓸 수가 없어서?"

나 : "그래, 세상에는 저렇게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많아요"

아들 : "그러면 저 아저씨는 밥도 못 먹어?"

나 : "혼자서는 못 먹지"

아들 : "그러면 치카치카도 못 해?"

나 : "혼자서는 못 해, 사람들이 도와 줘야 해"

아들 : "그렇구나.....힘들겠다"

나 : "한빈이는 손이랑 발이랑 다 움직일 수 있지?"

아들 : (손에 잡고 있던 크레파스를 멍하니 바라봄) "응"

나 : "손발을 다 잘 쓸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해"

아들 : "네 감사할께요"

나 : "그리고 세상에는 저런 불쌍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한빈이가 크면 저런 사람들을 많이 도와줘야 해?"

아들 : "많이 도와줄거에요. 밥도 먹여주고, 치카치카도 해주고, 머리도 감아줄 거에요"



예전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려고 인터넷에서 아프리카 난민 어린이들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팔이 뼈밖에 남아 있지 않은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한빈이는 팔에 살이 통통하지? 그런데 저 친구들은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배가 고파서 저렇게 팔에 살이 하나도 없는거야" 하니까, "그러면 밥도 없어", "그러면 과자도 못 먹어?", "그러면 사과나 수박도 없어?" 이렇게 한참을 물어보더니 모니터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서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 아들내미 눈빛을 생각하면 마음이 찡해옵니다. 이제 다섯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지만, 마음 속에 무언가 전달이 되었을까요?



우리 아들 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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