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직장이 봉은사와 가까워 어제 저녁 함께 다녀왔습니다.

저녁 8시경.. 40분 정도 기다렸나봅니다.

대부분 퇴근하고 오신 직장인들이었고

대부분 검은 옷을 입으신 모습에서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절에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타종교인들을 위해

입구에다 빈소를 설치해 주신 봉은사에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경건하고 고인을 기릴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사람이 많아져서 4줄이 6줄로 바뀌고..

줄이 줄어들수록.. 영정의 그 분이 앞사람들 사이로 얼핏 보일수록..

왈칵 쏟아지는 슬픔을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인자하게 웃고 계신지..



3일동안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는데

눈물을 쏟으며 절을 드리고 나니 그제서야 조금씩

정말 그 분이 다른 곳으로 가셨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부른 배를 안고 서서 기다리다보니 덥고 조금 힘들기도 했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봉은사 언덕에서

음료수 한 잔을 마시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그보다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던 이런 세상을 두고 어찌 그리 황망하게 가셨는지..

아직 너무나 건강하고 창창하신 저희 부모님보다도 연세가 적으신데..ㅠㅠ



부디 고통없는 세상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소서...



금요일에는 휴가내고 영결식에 참석하려고 합니다.

대선 때 한 표조차 드리지 못한 제가

그 분께 해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예의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