御製詩 - 端宗
千秋無限寃 寂寧荒山裡
萬古一孤魂 蒼松繞舊園
嶺樹三天老 溪流得石喧
山深多虎豹 不夕掩柴門
천추의 원한을 깊이 품은채
적막한 영월 땅 황량한 산 속에서
만고의 외로운 혼이 홀로 헤매는데
푸른 솔은 옛 동산에 우거졌구나
고개 위의 소나무는 삼계에 늙었고
냇물은 돌에 부딪쳐 소란도 하다
산이 깊어 맹수도 득실거리니
저물기 전에 사립문을 닫노라
- 단종이, 유배지 영월에서 지은 시입니다.
노통께서도, "감옥같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더랬지요.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도, 그런갑다…라고 넘기고 말았었습니다.
어제, 어느 기사를 봤습니다.
돌아가시기 사흘 전, 절친한 초등 동창인 이재우 진영농협 조합장과,
통닭을 드시면서, 대화를 나누셨다 합니다.
이재우씨가, 노통에게, "니한테 한 번 올라카면 엄청 힘들다.
경호원들이, 누가 몇 시에 와서 몇 시에 나가는지 일일히 적고 통제한다"
- 라 하니, 노통께서, "니도 앞으로 자주 오지 말거라"
- 라고 대답하셨다 합니다.
전날에도 노통을 찾아갔으나, 노통께서는,
'경호원들에게 경호받는 게 아니라 감시받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 너무 힘드니 오지 말라'고 하셔서,
못 만나고 돌아갔다고 하는군요.
(CBS 노컷뉴스의 보도인데, KBS 등은 이 부분을 삭제하고,
보도하지 않더군요)
- 이 사실을 접하고 나서야,
노통께서 거듭 호소하신,
"감옥같다"라는, 고통 서린 말씀이
어떤 뜻이었나 알고,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분했습니다.
전제 왕조 시대도 아니고, 명색이 공화정 시대에,
저 옛날 단종의 비극보다 더한 수모를 겪으시다가,
결국 피눈물을 흘리시고 돌아가신 겁니다.
길이길이 전해질, 한맺힌 얘기가 되겠지요…
원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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