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에서 분명하게 자기 의견을 표현하지 않을 때에 나타날 수 있는 역설적 상황이라 합니다. 저 역시 자유롭지 못한 문제구요. 한 번씩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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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어느 일요일!...





제리 B.하비(Jerry B. Harvey)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경영과학 교수는 텍사스주 작은 마을인 콜맨의 처가를 방문합니다.



기온은 40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이었지만 뒷 현관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도미노 게임을 즐기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장인이 "우리 에빌린에 가서 외식을 하면 어떨까?"하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아니 이 더위에 80km나 떨어진 에빌린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요?...



게다가 장인어른 차는 에어컨도 없는 58형 뷰익이면서...." 라고 속으로 투덜댔으나



처와 장모가 전부 좋아하는 바람에 끌려가게 되었지요.



에빌린의 식당 음식은 형편없었고...



네 시간 후 집에 돌아왔을 때는 모두들! 지칠대로 지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들 떨떠름하게 선풍기 앞에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오늘 외식 그런대로 괜찮았죠?"라는 사위의 말에 갑자기 장모가 짜증을 내며 대답했죠.



"솔직히 말하면 전혀 괜찮지 않았고, 이 양반과 너희들 모두가 가고 싶어해서 마지 못해 간거야"



"모두라니요? 저야말로 가고 싶지 않은 걸 모두가 원해서 갔는데요"라는 사위의 말에 이번에는



아내가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남 탓 하지 말아요. 나야 말로 분위기 깨지 않으려고 따라 갔어요.



혼자라면 이 더위에 거기까지 저녁 먹으러 가고 싶었겠어요?"라고 항변했습니다.



"제기랄!" 드디어 장인이 입을 열었습니다.



"이봐, 나두 에빌린 따윈 가고 싶지 않았다구! 그냥 따분해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애기해 본거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뭔가 즐겁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구..."



다른 가족들은 다른 사람이 가고 싶어하는 것 같으니까



자기도 가고 싶은 척해야 상대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이였지요.



그럼에도 하비 교수 가족은 겉으로는 만장일치로 에빌린에 갔다 왔던 것입니다.



결국 분별력 있는 네 명의 어른들이 아무도 하고 싶지 않았고 또 안 했으면 좋았을 일을 하게 된 것이지요!...



이처럼 조직의 구성원들이 아무도 원치 않는 여행을 떠나는 현상을 "에빌린 패러독스"라고 합니다.



"에빌린 패러독스"는 결코 우리에게 낯선 현상이 아니다.



다만 피하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일 뿐이다.



이처럼 수많은 조직과 조직 구성원들은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암묵적 합의를 통해



"에빌린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에빌린 패러독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역설적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를 사람들은 "조직의 힘" 또는 "조직의 압력"에서 찾는다.



"합의"가 있었기에, 즉 "집단의 동조"가 있었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결과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집단 동조는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없다.



정작 이런 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의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거나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왜 아무도 NO라고 말하지 않는가?..." 제리 B.하비(Jerry B. Harvey)교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