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내용은 대강 아실거이고...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도 있었지요....
라디오라는 것이 그만큼 과거스러운 물건이지만 삶의 애환과 정서가 듬뿍 뭍어나는 떨쳐버릴 수 없는 추억거리인 셈입니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에게는.. “조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을 외치던 이광재 아나운서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 것 처럼요....
이제 라디오는 우리곁에서 확실히 멀어졌지만 라디오의 위력은 아직도 여러 곳에서 발휘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음악을 즐겨듣는 저로서는 라디오는 쉽게 저버릴 수 없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조용한 밤이나 한가로운 오후 별 큰 노력없이 음악을 듣는데는 라디오 만한 것이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전문가들이 선곡한 최상급의 음반에서 나오는 좋은 음악을 좋은 소리로 전달해주니까요... 물론 그 때 그 때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날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들을 실어보내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아나운서가 진행할 때는 더없이 행복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요즈음은 여러가지 음원들이 많아져서 FM 방송도 뒤로 밀린지 오래지만 우리들 고교시절만해도 FM 라디오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희집 형편이 어려워서 그랬을 수도 있을텐데... 하여간 저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FM 라디오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리어카 고물상 아저씨가 파는 고장난 조그만 FM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사다가 이리 저리 만지다 보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그 소리는 이제까지 듣던 AM 라디오의 소리와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래도 그 때까지는 여전히 AM 방송에서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아무래도 AM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AM 라디오라는 것이 사실 짜증나지요... 이리 저리 돌려보면 방송이 잘 안들리는 경우도 있고 잡음도 좀 있고 소리도 좀 멍청하고...
대학시절 시중에 국산 오디오 기기들이 한창 깔리고 있었고 어렵사리 FM 방송이 수신되는 리시버 앰프를 하나 갖게 되었는데 그 때의 벅찬 감회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었지요. 지금 와서 보면 그다지 훌륭한 물건이 아니었는데도 그 느낌만은 요즈음의 화려한 오디오기기들로서도 감히 넘어설 수 없는 것이었지요.
그 때 오디오 매장에서 들려주던 Dire Straits의 “Sultans of swing"이 너무 좋았기에 그 음반을 사들고 와서 처음 턴테이블위에 얹어 놓았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때 이후 수많은 음악이 나를 감동시켜왔지만 “Sultans of swing"은 지금까지도 즐겨듣는 음악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조금 샛길로 빠졌군요. 그렇게 FM 방송을 조그만 라디오가 아닌 본격적인 오디오를 통해 보다 좋은 소리, 큰 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CD 시대가 오면서 다소 FM은 뒤로 밀리는 듣도 했지만 한 번도 완전히 내곁을 떠난 적은 없었습니다. 이 때쯤부터는 FM 방송만 수신하기 위한 튜너라는 물건이 라디오를 대신하여 완전히 자리를 잡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라디오는 무엇이고 튜너는 무엇인가? 둘 다 방송을 수신하는 장치인데 통상 라디오라 함은 자체내에 스피커가 달려있어서 라디오만으로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물건을 지칭하는 것이고 튜너는 수신 기능만 있기 때문에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앰프와 스피커를 추가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불편한 물건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튜너를 사용하는가? 당연히 수신 기능이 라디오보다는 매우 출중하여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라디오로 방송을 들어도 불편함이 없는 분들이나 이동중에는 당연히 라디오로 방송을 들어야지요...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고... 그에 따라 게을러지기 시작하면서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게는 FM 방송이 음악 듣는데 제격이라는 것을 깨닫은 이후 근래 몇 년간은 FM 방송수신기(튜너)에 꽂혀서 꽤나 많은 물건들이 제 곁을 드나들었습니다.
뭐 기술적인 내용들이 좀 있으나 언급을 자제해야 할 것 같고... 전자공학이 전공이 아니니 잘 알지도 못합니다만... 다만 처음 들었을 때의 느껴지는 소리결, 방송이 얼마나 잘 잡히는지... 그리고 모양새를 따져보며 둘 것 두고 보낼 놈(꼭 놈이라 할 수는 없지만...) 보냈습니다.
그 물건들의 면면을 올려봅니다.
집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많은 시간 FM 튜너의 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몇 년뒤에는 디지틀 방송이 시작되고 FM 방송은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소리도 들리지만 누군가에 의해 방송은 계속될 것이고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되면 저라도 방송 해야지요...(이거 뭔 소린가?) 그만큼 FM 방송은 매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쌩뚱맞은 글들을 올리는게 잘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 생각없이 긁어댄 것이니 그냥 무심히 지나치시면 됩니다.
또한 튜너에 대해 좋니, 명품급이니.. 중급이니.. 충실히 만들어졌느니.. 하는 것은 순전히 제맘대로 떠들어댄 것이니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물건들이 동시에 있었던 적도 없고 들락날락 했던 것이지요...
현재는 02-Beomaster 5000, 04-Braun CE-1020, 14-Klein & Hummel ET20,
17-McIntosh MR 78, 19-Sony ST-A7B 등이 제 곁에 남아 있습니다.
갑자기 깊어지는 가을...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대전 사는 최원길이었습니다.
01-Aiwa-9700
그 옛날 워크맨의 대명사 Aiwa가 만든 멋진 튜너
02-Beomaster 5000
디자인 못지 않은 음질로도 유명한 덴마크의 Bang & Olufsen의 튜너 명품, 제가 가장 아끼는 물건중 하나입니다.
03-Braun CE-250
Dieter Rams라는 유명 디자이너가 외관을 설계했다는 독일 Braun사의 60년대 튜너입니다.
우리에게는 칫솔, 면도기로 익숙한 업체이지요...
04-Braun CE-1020
역시 Dieter Rams가 설계한 Braun사의 명품 튜너입니다. 역시 제가 아끼는 물건입니다.
05-Grundig MT-100
독일 튜너의 중심, 그룬디히의 초소형 튜너, CD 크기와 비교하면 알 수 있겠지요?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결코 만만치 않은 물건입니다.
06-Grundig T-20
MT-100보다는 조금 크지만 여전히 작은 고성능 디지틀 튜너입니다.
07-Grundig ST2000 & ST6000
아날로그에서 디지틀로 넘어가던 시절의 성능 좋은 얇은 튜너들입니다.
08-Grundig ST-6500 & Toshiba ST-420
그룬디히 T-7500과 내용물은 같고 껍질만 다른 ST-6500과 일본 도시바의 수려한 모양새의 튜너입니다.
09-Grundig T-7500 & ST-6000
그룬디히 튜너의 명품중 하나인 T-7500과 그 아래 모델인 T-6000입니다.
10-Grundig T-9000
그룬디히 튜너의 정점에 있는 모델입니다. 헤드폰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11-ITT Hifi 8061
그냥 제곁에 잠시 머물다 떠난 독일계 튜너입니다.
12-Kenwood KT-1100
약간 심심한 모양이지만 성능만은 충실한 일본 Kenwood사 제품입니다.
13-Kenwood KT-5020 & 6040
일본 Kenwood사 디지틀 튜너의 자존심을 세워준 물건들입니다.
14-Klein & Hummel ET20
독일 오디오계의 명가 Klein & Hummel이 만든 중급 튜너...
15-Knight KN245A
스테레오 분리도로 속썩이던 미국 Knight사의 진공관 튜너...
16-McIntosh MR 74
미국의 세계적인 오디오 메이커 매킨토시사의 명품급 튜너.. MR 78 수리를 위한 내부 확인용으로 잠시 들였다가 내보냈습니다만 아쉬움이 많은 물건입니다.
17-McIntosh MR 78
미국의 세계적인 오디오 메이커 매킨토시사의 최고급 튜너..
수리간지 1년이 넘어서야 돌아와 최근에 제집 거실에 자리잡았습니다.
18-Nikko Gamma1
단아한 모양새와 단단한 만듦새가 돋보이는 일본 Nikko사의 중급 튜너
19-Revox B-760 & Sony ST-A7B
대표적인 고급 오디오, 방송기기 제작업체인 스위스 Revox사의 명품 튜너로 튜너로서의 모든 기능과 성능을 잘 갖춘 물건중의 물건입니다. 또 하나 일본 Sony가 자존심을 걸고 만든 거물급(괴물급이라고도 합니다.) 튜너
20-Saba MT-201
충실하게 만들어진 독일 Saba사의 중급 튜너
21-Saba TS 2000
뛰어난 외모로 한몫보는 Saba사의 중급 튜너
22-SAE-Two-T7
미국 SAE의 그저 그런 모양새의... 그렇지만 성능은 좋았던 튜너...
23-Technics ST-9030
심심하고 거무튀튀한 모양새의 일본 테크닉사 제품, 보기와는 다르게 성능이 우수한 명품급 튜너입니다.
24-Telefunken STT-1
전통있는 독일의 대표적인 가전제품 업체인 텔레푼켄사의 튜너입니다.
25-Transis-Tronic FM-15MX
거의 제 나이에 육박하는 트랜지스터 시대 초기의 박물관용 튜너입니다.
26-Uher EG-750
Saba TS 2000과 더불어 대표적인 외모중시형 튜너로 독일 Uher사 제품입니다.
27-Universum Hifi 6000
보기에는 화려한 독일 Universum사 튜너입니다.
28-Yamaha-T-85
일본의 악기, 오디오 전문메이커인 야마하의 대표적인 튜너입니다.
올 여름 돌아본 중국 황룡의 오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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