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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의 침묵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5-23 11:18:40
추천수 0
조회수   495

제목

▶◀ 님의 침묵

글쓴이

이기철 [가입일자 : 2006-03-22]
내용
님은 갔읍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읍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읍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읍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을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거름 쳐서 살아졌읍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읍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박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 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 부었읍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것을 염려하는 것과같이





떠날때 다시 만날것을 믿읍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읍니다





제곡조에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나는 님의 침묵에 눈물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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