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녀온 너에게 친구들과 잘 놀고 왔느냐고 오늘은 무슨일이 있었냐고 묻는 대신에 몇등을 했느냐고 성적표를 꺼내라고 하는 내가 미안하다.
네가 자전거에 열쇠를 잠궜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잃어 버리고 왔을 때 마음아파할 너를 생각하기전에 왜 잃어버리고 다니냐고 꾸짖은 내가 미안하다.
너를 잘 키우겠다는 생각이 단순히 내 욕심인지도 모르면서 오늘도 네가 내 생각대로 커 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다 지친듯 잠든 너를 보며 미안해 하기만하는 내가 미안하다.
2009년 이 대한민국의 땅에서 네가 크게 하는 것이 또 미안하고, 이런 땅이 되게 만든 내가 미안하다.
아들아 제발 너는 나보다 현명하게 자라, 네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 하지 말고 즐겁게 내 아들의 아들과 뛰어놀 수 있게 만들기를 바란다.....
이렇게 술마시고 자는 네게 미안해 하며 횡설수설하 못난 네 아비가 네게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하다느 말 뿐이구나.
열심히 치열하게 산다고 살았는데도 네게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하다는 말뿐이구나.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너 뿐만이 아니라 너와같이 이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아들들에게 딸들에게 미안하구나., 좀더 멋진 나라를 만들어 주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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