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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원 주고 가져가슈!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5-19 01:57:11
추천수 0
조회수   1,215

제목

700원 주고 가져가슈!

글쓴이

박희남 [가입일자 : 2001-01-29]
내용
오래간만에 글 올립니다. 용인 박희남입니다.

네번째 글이군요.

어제 처음 고속버스로 판매한 물건을 보내놓고는 노심초사했는데 너무 마음에 드신다는 대구 유선생님 문자로 출근길이 한결 가벼운 하루였습니다.

'잘 도착했다'가 아니라 '너무' 라는 단어가 무척 신선했습니다.



그런데 출근길에 집앞 도랑을 낀 이면도로에서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한분이 소란스럽게 실랑이를 벌이셨습니다. 며칠간 내린 비에 젖은 박스더미가 누구 것이냐에 대해 다투시는듯 했습니다.

아마도 비를 맞는 박스더미를 서로 눈여겨 보셨나 봅니다.

아무튼 바쁜 월요일 아침이라서 더이상 사건의 결말을 볼수는 없었지만 순간 할아버지가 내뱉으신 한마디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700원 주고 가져가슈!"

7천만원, 7만원, 7천원도 아닌 단돈 7백원...

할머니가 순순히 주실리 없었고 두분은 저의 생각과 관계없이 계속 다투셨지만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재수가 좋다면 놀이터 그네 밑을 뒤지면 나올수 있는 칠백원이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에게는 천원짜리 한장으로 저 같은 한심한 회사원에게는 호주머니의 댕그럴 거리는 귀찮아 서랍에 쳐박는 칠백원.

두 분의 대화가 치열했으나 칠백원 때문이라는 점이 보다 더 진지하게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개똥철학으로 연결짓더군요.

물론 올라탄 버스에서 여고생 한무리가 5분이 늦어 아빠가 차를 안태워줘 더러워서 버스를 탔다는 소리에 뒷통수를 얻어 맞아 얼마 가지 못한 인생관조였지만 저에게는 참 의미가 있었습니다.



월래(?) 즐거운 월요일을 지내셨으니 화나도 참는 화요일을 잘 보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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