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적는 지금...
옆에 있는 스피커에서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나의 영원한 스피커 jbl-l65가 요즘 좀 아파서
대신 듣는 북셀프 스피커(MS란 로고가 붙어 있다)...
빨리 JBL스피커를 고쳐야 하는데...
부산에 있는 수리점에 직접 가져 갈려니...
바쁘기도 하고,고장난 부분을 따로 떼내는 일도 귀찮아
미뤄온게 벌써 몇 달이 훌쩍 지나 버렸다.
(이러고도 깊은 사연이 담긴 그 스피커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맞는지...)
...
지금 옆에서 폴 모리아의 '러브 이즈 블루'란 음악을 요란하게
들려주고 있는 작은 스피커는 몇 년전에 장터에 올라온,
이곳(포항)의 모 초등학교 1학년1반 선생님이 교실에 설치하여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려 주시던 스피커이다.
차를 타고 가서, 그 학교 교실에 들어가니...
아직 집에 가지 않은 몇 아이들이 교실에 남아 있고,
맘씨 좋게 생긴 선생님은 직접 음악을 들려 주시면서
그 스피커에 이상이 없고,괜찮은 소리가 난다고 하시며
벽에서 떼어 내 주셨다.
옆에서 쳐다보는 아이들이,
내가 자신들의 음악친구를 데려가 버리는 것으로 생각하며
속으로 나를 미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뒷퉁수가 근질...
(짐작컨데,그 선생님은 더 좋은 스피커를 사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실 것 같다)
...
나도 초등학교 때 1학년 1반 이었는데...
아픈 행님대신,작은 체구로 12시 방향이 넘는 볼륨에도
탈없이 음악을 들려주는 이 넘이 고마운 생각이 든다.
(첨엔 노래방 전용 스피커로 천대를 좀 받았다)
천사같은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세계를 들려주던 스피커가
고즈늑한 이 깊은 밤에,외로운 나를 위로 해 주고 있으니...
내가 어린시절-1학년 1반 때의 선생님과 친구들을 그리워 하는 것처럼,
이 스피커도 자기가 있었던 그 1학년 1반 교실의
따뜻한 성품의 선생님과 해 맑은 아이들을 그리워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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