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날로그 오됴질을 접했을때..
그때가 중2때쯤으로 기억난다..
허접한 국산 라됴을 중고 물상에서 사서..철사꼬챙이를
이리저리해서 안테나로 맟춘뒤 에프엠방송을 죽치고 들으며
어쩌다 힛트곡이 나오면 미친듯이 들떠서 곡하나 녹음해서
한테이프 AB면을 다채울때쯤이면 벌써 노래는 식상해져있던 그시절.
...
세상에 크든 작든 모든 사물들에겐 아름다움이 있고..
그 아름다움을 다 발견하지 못하고 인생은 끝나버린다..
누구나 다 그러한 것이리라..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아파트&동네 주변에는 탐스런 목련이 피어있슴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드라이브를 가서 봄은 사라져버린 야외의 북적이는
인파속에서 담배연기에 찌들린 꽃잎들만 쳐다본다..
별맛도 없는 음식을 배고파서리 허겁지겁 먹고서는
집에 들어오면..아무런 감흥없이 하루가 가버린듯한 이 억울한 느낌..
...
아날로그를 나름대로 본격적으로 접해보려고
와싸다에 들어왔을때쯤..
CD가 아닌 엘피 판때기 콜렉션의 맛을 알게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이 턴테이블도 자동보단 수동의 감흥이 좋다는걸
느끼게 되고..
(흐흐..귀찮타고 자동이 최고야 하는 시절이 엊그제 같다..)
..
무슨 미친병이 들어 불철주야 판때기 모음에 돌입하고..
그러다가 문득..머리속을 스치는 그것..
내가 너무..빨리 가는것은 아닐까?..
즐기는것이 아닌 구속이 되어버린듯한 느낌..
... ...
사실..
오이스트라흐&레스 오버린의 스프링 ..엘피반 감상시간은
하루24시간중 차지하는 부분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하루의 일부분이 사실 나의 하루중에 젤 행복한 잠시인것을...
이 좋은 봄날에 잠시나마 맘속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취미..
엘피 돌리는 작은 감흥이 아직 내게 주어져있슴에 참행복을 느껴본다..
이..첨단 시대에..나혼자만 천천히 가는 반항(?)을 즐기며..
... ...
역시 오됴란 음악이라는 커다란 바다속에서
보는 즐거움이란 부수적 도구에 불과할 뿐..감상의 주체는
언제나 나..아니 내손가락의 텃치라는 의지에서 시작되고..
음악의 바닷속으로
빠지게 되면 기기도.판때기도 다 아닌..걍 그 음악속에서만
즐거움과 만족이 있을뿐인데...
왜 오늘도 색다른 여타의 기기와 소스에 목말라 하는 것인가?..
...좌우간 너무 빨리 가지는 맙시다...
어느 고수님께서 제게 하신 말씀..
"기기는 보이지않고 음악만 들릴때쯤이 와야 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