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동해에 갔을 때 일입니다.
우리 가족 말고 친구네 두 가족이 함께 간 여행이었죠.
마지막 날 일정이 주문진해수욕장이었는데
아이들은 정말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돗자리를 깔며 자리를 만드는 중이었습니다.
5명의 아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벌써 모래 장난에 정신이 없었고요.
저희 왼쪽에 자리 잡고 있던 텐트의 지퍼 문이 열리며
아저씨가 저희에게 뭐라 하시더군요.
"거기요. 그쪽에서 자리 펴고 아이들이 놀면서 이쪽으로 모래가 계속 들어오거든요."
조금 기분이 나쁘신 말투였죠.
일행 모두가 놀랐습니다.
얼른 정신을 차리니 저와 제 친구 두 녀석 모두 그 아저씨에게 사과 하고 있는 겁니다.
"죄송합니다. 저쪽으로 치우고 아이도 주의시키겠습니다."
결혼해서 십 년 이상을 함께 아이를 데리고 여행도 가고 모이고 하지만
모두 성향이 같습니다.
바로 사과를 하고 아이도 계속 주의 주면서 놀게 했습니다.
그러니 아저씨도 더 이상 말씀을 하시지 않더군요.
저희가 특별히 착하거나 완벽한 매너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그중 제가 가장 못됬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모르고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바로 사과하고 바로 잡는 것
별로 어렵거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친구들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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