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 생신입니다.
이틀간 무리하게 어딜 다녀왔지만 당연히 부모님께 들렀습니다.
어제 여행 갔던 곳에서 집사람이 게를 샀는데
점심때 쪄서 온 식구가 식탁에 모였습니다.
부모님, 저희 부부와 아들 그리고 남동생 내외
더 멋진 곳에서 맛있는 것을 사드려야 했었겠지만
어머니도 좋다고 하셨고
두 며느리가 준비한 음식으로 함께 점심을 집에서 했습니다.
먹성 좋은 아들 녀석은 제가 옆자리에서
게 다리를 가위로 잘라 줬죠.
그리고 아버지께도 그렇게 해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잠깐 생각했습니다.
부모 노릇
자식 노릇
이것이 무엇인가...
그냥 맛있게 게를 먹는 아들 녀석
그리고
괜찮으니 네 걸 챙겨 먹으라시는 아버지
그 모습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부모로서도
자식으로서도
부족한 제 모습을 느꼈기 때문이죠.
저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후회 없이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죠.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회원님,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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