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 찌르찌르와 미찌르의 동화를 읽고 행복의 파랑새가 뭘까?
늘 궁금했어요~ ^^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던 철부지 시절엔
동화책을 읽자마자 파랑새를 잡겠다고 형아랑 들판에 나가
들판에 폴싹거리는 풀무치를 잡고선
그 것이 파랑새인 줄로만 알기도 했었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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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제 나이 40 되던 해 아주 우연히 저희 집 복도에 날아와
좁은 복도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헤매는 진짜 파랑새 ( 참새만해요)를
손에 잡았답니다.
당근, 가엽고 불쌍한 마음에 그 파랑새를 넓고 자유로운 뒷산에 훨 훨
풀어 방생해 주었지요.
...
엄마가 그 파랑새 쌀톨이라도 먻여 보낼 걸.. 물 한모금이라도 먹여 보낼 걸...
늘 아쉬워 하는 사이,
우연히 신문지상에 보니 바로 그 즈음 낙산사가 불탔고,
본시 파랑새는 강원도 낙산사에 사는 관음보살님의 현신이라는 기사를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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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참 아리송해졌답니다... 이 무슨 부처님의 조화요 신비일까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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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래 행복에 대한 새로운 관념 하나가 생겼어요.
아마도 그 것은 제가 풀어준 파랑새가 푸른 산 푸른 하늘을 훨 훨 날듯,
영원한 새 날개같은 자유로움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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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일신은 비록 속세에 묻힌 구속 덩어리의
부자유한 몸일지라도,
어느 때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푸른 하늘을 보며 조금 마음의 평화를
얻는답니다.
그깟 파랑새 한마리가 관음님의 현신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죽어갈 미물의 목숨 하나를 살려주었다는 선업의 보람은
얼마나 내게 자부심이요 위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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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푸른 하늘을 보며 한 호흡이라도 자유로움의 날개를 느끼는 것.....
아마도 부처님의 불상생, 방생의 공덕이란 그런 거 같더라구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피동적으로 기다리던 자세에서
내가 남을 자유롭게 할 때 나도 내 죄업의 평생 십자가 짐을 스스로 조금은 덜게 되는
능동적 자유......
가장 본질 적으로 내자신이 남을 살리려는 활심을 품는데서,,,
거기서 자그 마한 행복이 조금씩 늘어가더라구요....
늙은 엄마도 세상도 꽃 한송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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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을 못해 내 스스로 아비됨의 마음을 아직은 배우지 못했지만,
어린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의 행복도 본질은 그러한게 아닌가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
세상에 못난이 저도 이러할진대,,,
듣고보니 물론,,, 와싸다 여러님들은 충분히 행복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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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의 달 5월에 정기우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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