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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혈액형 가지고 장난치지 마시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5-05 00:09:45
추천수 3
조회수   1,535

제목

더 이상 혈액형 가지고 장난치지 마시오

글쓴이

김도형 [가입일자 : 2001-06-06]
내용
Related Link: http://www.andong.ne.kr/news-2007/view.asp

제 생각과 같아서요...^^



----- 아래 펌글 ----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사회 통념을 일컫는 '혈액형 증후군'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재미로 관련지어 보는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거의 확신 단계까지 나아가 혈액형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인권침해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으니 더 이상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러나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는 설에 대해 내가 분개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과학적이지 않지만 웃고 넘길 수 있는 일들은 많다. 할머니들이 화투로 그 날의 재수를 가늠해 보는 것을 욕하는 사람은 없다. 공원 앞에 자리를 깔고 사주나 궁합을 봐 주는 할아버지 앞에 앉아 있는 연인들을 보며 화를 내는 사람도 별반 없다. 내가 '혈액형 증후군'에 분개하는 이유는 현재의 '혈액형 증후군'은 그 정도가 지나쳐 상업적 목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고 급기야 인권침해 사례까지 생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어떤 가수의 특정 혈액형 관련 노래가 뜨고 있고, 혈액형과 관련된 영화가 나온다고 한다. 이 정도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용해 판매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연예 산업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인권침해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TV에서의 혈액형 관련 방송으로 인하여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까지 있다고 한다. 최근 어떤 직장에서는 특정 직업군에 O형과 B형만을 뽑기로 했다가 취소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어떤 보험회사는 혈액형별로 다른 보험상품을 권유한다는 말도 들린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는 편견이 일반화되면 일부 혈액형이 사회,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는 인종차별 못지 않은 인권침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침해 외에도 이러한 편견들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성격을 예단하여 고정화시키려는 경향을 나타낼 수 있다. 내 경우에도 어린 시절(70년대 중반) 내 혈액형이 특정한 성격을 가진다는 기사를 어느 잡지에서 읽고 영향을 받은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가진 혈액형은 '뚝심이 있고, 고집에 세며, 감정을 잘 절제하나 화가 나면 무섭다.' 정도였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비록 잡지지만 책에 있는 내용이니 맞을 것이란 생각도 들고 실제 내 성격이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내 성격이 그러하다는 생각은 이 후 내 성격 형성 과정에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에 대한 설은 1971년 일본의 방송작가 출신 노미 마사히코가 '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상성'이란 책을 내놓으면서부터라고 한다(인터넷 한겨레21 536호). 그런데 이 사람은 그 후에도 혈액형과 관련된 여러 책을 내었고 지금은 그 아들이 가업으로 물려받아 계속 신작을 내고 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점쟁이 수입이 괜찮으니까 자식에게 그 직업을 물려주는 것이나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이론들은 어떤 세력들의 경제적 동기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자되는 비법을 적은 책들이 책 만드는 사람들 돈 벌어주게 하기 위해 계속 출판되는 것처럼.



의학적으로 보면 ABO 혈액형은 인간이 가진 수많은 혈액형 중 한 가지 종류에 불과하다. ABO 혈액형 외에도 Rh 혈액형, Duffy 혈액형, Kidd 혈액형, MNSs 혈액형, Lewis 혈액형 등 수 많은 혈액형들이 있다. 그런데 ABO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를 믿는 사람들은 유독 ABO 혈액형만이 성격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사실 A형과 O형의 차이는 적혈구에 있는 ABO 혈액형의 항원부에 N-acetyl galatosamine이라는 일종의 당이 붙어 있는가 아닌가 하는 차이 정도이다. B형과 O형의 차이는 이 물질 대신에 galactose라는 당이 붙어있는가 아닌가 하는 정도이다. 유전적으로는 이런 당이 붙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있는 몇 개의 뉴클레오타이드의 염기서열이 다를 뿐이다. 이 정도의 차이는 같은 혈액형을 가진 타인이 가진 상이한 염기서열의 차이에 비하면 차이랄 것도 없다.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는 과학적으로 규명된 일이 없다. 다만 혈액형이 일부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은 실제로 존재한다.



경상도 남자가 무뚝뚝하다는 통설이 있다. 이 통설 또한 사실이 아니다. 경상도 억양이 무뚝뚝하게 들려서 그렇지 경상도에도 상냥하고 사교성 많은 남자도 많다. 백 번 양보하여 경상도에 무뚝뚝한 남자가 다른 지방보다 많다고 치자. 그렇다면 경상도 남성들에게는 다른 지방에 비해 특정 혈액형이 많을까? 아니다. 통계는 경상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혈액형의 분포는 거의 비슷하다.



ABO 혈액형은 한 유전자에 존재하는 작은 염기서열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ABO 혈액형에 따른 성격 분류는 과학적 근거가 없고, 인종차별만큼이나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으며, 청소년 교육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언론에서는 더 이상 재미 삼아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에 대한 긍정적 내용을 보도하지 말기를 바란다.



※ 김종규님은 현재 안동병원 진단의학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출처] 더 이상 혈액형 가지고 장난치지 마시오 - 김종규객원기자 | 안동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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