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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2 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5-01 22: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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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28

제목

(소설연재)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2 회

글쓴이

최석재 [가입일자 : 2009-05-01]
내용
2회







사람들은 사물의 원인보다 용도에 관심이 더 많다.



배고픈 자가 사과를 보면 한 입 베어물고 본다.







사과씨가 땅 속에서 발아하여 흙 속의 유기무기질과 결합하고, 광합성과 복제의 과정을 거치는 걸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다만, 사과가 내 눈 앞에 있고 난 그저 먹고 싶을 뿐이다.







웃기는 건, 인류는 물질이 왜 존재하는 지도 모르면서 인류라는 물질이 존재한다는 거다.



그러니 신기한 현상이 일어났어도 난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야한다.







분명한 건, 나는 존재하고 있고 방금 나한테 신기한 능력이 생겼다는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어떤 일이 되어져도, 순간엔 놀라지만 이내 우린 적응한다.







사실 내일 아침부터 전 세계 사람들의 30%가 외계인으로 밝혀져도 우리 삶은 계속될거다.



신의 존재나 무당의 영험함을 신랄하게 되받아치던 내가, 지금은 이걸 받아들이려 한다.







혹시 원래부터 이런 능력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런 류의 비범함이 내 버릇이나 습관 속에 이미 있었는데 내가 눈치 채지 못한 건 아닐까?







서른 살까지 열심이었던 신앙과 관련있나?



종교심이 유별났던 건 사실이지만 그 흔한 방언이나 천상의 목소리 들림, 기도의 화답, 꿈속의 계시 같은 건 나하고 거리가 멀었다.



















난 괜한 상념에 빠져 어렸을 적을 더듬었다.



난 가끔 어떤 사실을 완벽하게 까먹곤 한다.







심각한 건망증 내진 필요한 것만 기억하려는 이기심 때문인가?























열 살 때였다.







그 때의 나에겐 길거리의 핫도그와 삼거리의 김밥집, 갤러그 수준의 오락실이 최고의 쾌락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용돈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 난 항상 돈이 궁했고, 아버지 책상 위에 깔린 고무판 밑의 3 만원을 봤을 때, 판단력을 잃어 버렸다.







70 년대 화폐 가치를 봐도, 열 살 짜리를 봐도, 엄청 큰 액수일텐데, 열흘동안 반 애들도 모자라 옆반 애들까지 챙겨가며 선행(?)을 베풀었다.







아버진 항상 장롱 밑 서랍에 잠금 장치를 하고 금고처럼 썼는데, 난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어린 꼬마가 강력히 원해서 돈이 고무판 밑으로 이동한 것일까?



생각해 보니 장롱과 책상 사이가 채 2 미터가 되지 않았다.







이건 아무래도 억지스럽지만, 10 세 무렵의 역사로는 이게 가장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10 세부터 20 세까진 뭐가 있지?







아버지와 어머닌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버진 밖으로 돌았고 술과 여자를 가까이 했다.







아버지가 여자를 가까이 하면 어머니가 슬퍼했고, 술을 가까이 하면 우리가 슬펐다. 술 취한 날은 고역을 치룬다.







곤히 잠든 삼형제 다 불러놓고 한 얘기 또하고 또하고 ------.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어른이라는 지배적 힘을 그따위로 사용하다니------.







때론, 아니 꽤 자주 어머닐 폭행까지 했다.



어머닌 매 맞고 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이혼 레퍼터리를 시작한다.







피해자는 어머니지만 반복되는 이혼 얘기와 어머니의 무기력함은 날 짜증나게 했다.























중학교 일 학년 때인가?







내일이 소풍인데 부모님은 밤새도록 싸우고 있다.







아침까지 싸우길래, 우리 삼형제는 만두를 샀고, 소풍가서 식고 쪼그라든 그것을 벌레 씹듯 먹었다.



제길.........







지금도 난 만두는 거들떠도 안 본다.







'올드 보이' 의 '오대수' 만큼이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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