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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우산과의 이별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4-28 14:30:12
추천수 0
조회수   733

제목

長우산과의 이별

글쓴이

박희남 [가입일자 : 2001-01-29]
내용
용인 박희남입니다.



팀장님께서 외출을 하신다기에 또 시간이 남아 세번째 글 올려봅니다.



저는 대전 출신입니다. 조상 대대로 대전에 살았기에 그 공을 인정받아 전국체전에서 성화 봉송을 했을 정도입니다. 물론 성화를 들고 뛴 것은 아니고 뒷줄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뛰었습니다.

대전이 그리 시골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서울 생활에서 그 곳은 시골에 속하는군요.



시골(?) 태생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비가 오지 않고 가문 날이 계속될 경우, 농사가 걱정됩니다. 그렇게 제가 걱정하는 가뭄 속에서 지난주 단비가 내렸지요.

아침부터 시작된 비는 제법 굵기가 마음에 들 정도였습니다.



비가 오던 목요일, 지난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선릉역으로 향하는 출근길에 아끼던 에이스 장우산 하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두꺼운 방수천에 가벼운 기둥이 마음에 탁 드는 장우산.... 잃어버릴 걱정에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장우산은 반가운 비에 대한 소박한 저만의 예(禮)였지요.



보정역, 넘치는 사람들 속을 비집고 탄 지하철 안은 흐르는 빗물과 우산을 어찌 둘지 모르는 난감한 사람들로 뒤엉켜 있었습니다.



모처럼 밤잠을 푹 잔 덕분에 책을 볼 요량으로 책을 꺼내려는 순간, 저도 에이스 장우산을 어딘가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나름 머리를 굴려 출입문의 개폐 횟수가 적은 오른쪽 출입문 손잡이 옆을 선택했습니다.



저의 장우산은 잘 잡은 자리에서 반가웠던 빗물을 지하철 한 복판으로 쏟아내고 있었고 저는 꺼내든 책속으로 모든 정신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선채로 졸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노력과 잠이...손잡이를 잡은 저의 손이 오감을 테스트 했습니다.



그렇게 졸던 저를 실은 열차는 갑자기 순간이동을 통해 선릉역에 도착해 버렸습니다.



책을 가방에 넣고 예쁜 아가씨라도 쳐다보진 않았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에 입가를 훔치며, 출구 계단과 가까운 지하철 출입문을 계산하는 순간 발걸음은 이미 지하철을 나섰습니다. 그리고.........아뿔사....



에이스...........



짜증스런 지하철 기장의 방송과 닫혀버린 지하철 3-4번 출입구에는 저의 장우산과 미처 내리지 못한 두 명의 여자와 중년의 한 남자가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선릉역 플랫폼을 지나 옛날에 보던 인기 만화영화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 대마왕이 살고 있을 법한 어둠속 저 편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지하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과연 제 長우산은 그들 중 한 명과 인연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어느 분실물센터에서 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까요?



와싸다를 드나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돈주고 물건사는 공간이 아니라 정과 마음, 그리고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나누는 곳이 이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물론 그러려면 제가 먼저 제가 보유한 장비를 헐값에 또는 무상으로 드리는 베품이 따라야겠지요.

하지만 그러기는 제가 99억 정도 모자라는 100억대 자산가이기에 앞으로 제가 뭔가를 팔게 되면 그 기기에 어울렸던 cd나 소스를 한장 정도 덤으로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부탁하는 거지요. 사신분께 말입니다.

다시 이 기기를 파시게 되면 이 소스를 포함해서 다른 한장을 덤으로 넘기시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나중에 장만했던 분들의 마음이 최종적으로 소스로 남아서 이어지고 기기의 값은 떨어지지만 덤으로 올라타는 소스 덕분에 기기값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기기를 보관하셨던 분들은 적자가 절대 나지 않겠지요.

좋은 생각 아닌가요..ㅎㅎㅎ



한가지 팁을 드립니다.

올 초 kt집전화 덕분에 kt와 무한 전쟁으로 싸움을 벌이고 승리한 기억이 있습니다.

필히 회원님들께서는 kt집전화를 사용하시거든 요금고지서에 더블프리요금제가 가입되어 요금이 청구되는지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주 못된 기업의 장난에 놀아나실 수 있기에 말씀드립니다.



즐거운 오후 되시고 조금 화나시는 일이 있으셔도 참으세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좋은 일이 있으실 겁니다.ㅎㅎㅎ



용인 박희남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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